수원에 사는 서종진(36) 씨는 추석을 앞두고 지난주 30여만원을 들여 한우 세트를 구입한 뒤 대구의 부모에게 택배로 부쳤다. 하지만 배송 과정에서 고기가 상해버렸다.
서 씨는 "아버지가 전화를 하셔서 포장을 뜯었을 때 고기가 흐물흐물하고 핏물이 흥건해 못 먹게 됐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택배 업체에서 냉장·냉동이 필요한 식품을 배송할 경우에는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상아(34·여) 씨는 사흘 전 시아버지가 거래처에 선물로 보낸 도토리묵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말에 택배 업체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곧 도착할 것이라는 말 뿐이었다. 정 씨는 "상담직원은 간단한 답만 해줬고 태도도 너무 불친절해 기분이 상했다"며 "다시 전화를 걸어 항의했으나 되레 그쪽에서 화를 내며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택배 시장 규모가 3조원대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지만 택배 소비자 피해 또한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추석을 맞아 택배 물량이 몰리면서 물품 파손, 택배 지연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소비자가 택배 일정, 운송 물품 상태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06년 1조8천500억원(운송 물량 6억5천799만 박스)이었던 택배 시장 규모는 2009년 2조9천300억원(10억7천963만 박스)으로 급성장했다.(표1 참조)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의 택배 피해 구제 건수는 130건으로, 올해 경우 8월말 현재에만 124건에 달했다. 또 소비자 상담은 지난해 월 평균 268건이 접수된 데 비해 올해엔 추석 전후 15일 동안 접수된 것만 322건이다. 이 때문에 한국소비자원은 13일부터 30일까지 '추석 명절 소비자 피해신고센터(전화 02-3460-3324)'를 개설, 택배 서비스 또는 추석 선물, 제수용품 피해 신고를 받고 있다.
대구소비자연맹의 택배 피해 상담 건수도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택배 피해 상담 건수는 228건으로 2007년 103건에 비해 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역시 8월말 현재까지 96건이 접수돼 택배 수요가 급증하는 추석과 연말을 고려하면 택백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표2 참조)
대구소비자연맹은 소비자가 택배 업체 선정부터 운송 물품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사전에 피해를 막고 사후 구제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곳 양순남 사무국장은 "물품 정보는 운송장에 자세히 기재하고 배송직원 앞에서 바로 개봉해 상태를 확인한 뒤 배송확인서에 사인해야 한다"며 "피해를 입었으면 14일 이내에 사업자에게 통지해야 보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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