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떠도는 우스갯소리 가운데 '구구팔팔'(9988)이라는 말이 있다. '아흔 아홉살까지 아프지 않고 팔팔하게 살다 가자'라는 의미로 무병장수에 대한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아프지 않고 천수를 누리는 삶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병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병에 걸렸을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으로 신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몸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운동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재활운동은 병마와 싸워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린 김준수(가명'24) 씨는 재활운동으로 효과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김 씨는 지난해 말 친구와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 온 뒤 갑자기 다리 근력이 떨어지고 힘이 빠지는 증상을 시달렸다. 가끔 경련과 마비 증상도 나타났다.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은 결과 이름조차 생소한 '갈랑바레증후군'이라는 병에 걸린 사실을 알았다. '갈랑바레증후군'은 환자의 면역체계가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근력 약화와 마비 등을 일으키는 신경계 질환이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한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김 씨는 운동을 통해 약화된 근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올 7월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재활운동을 시작할 당시 김 씨의 상태는 심각했다. 다리와 발목의 근력이 약해져 발뒤꿈치를 드는 것도 버거울 정도였다.
김 씨의 재활운동은 근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리 근력를 향상시키기 위해 뒤꿈치들기뿐 아니라 자세를 낮추었다 서서히 높이는 기마자세 운동, 밸런스 트레이닝 기구를 이용한 발목과 발가락 강화 운동이 집중적으로 실시됐다.
상체 근력 강화를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덤벨운동'팔굽혀펴기 등)도 재활운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다리쪽에서 시작된 증상이 상체로 진행되는 경우가 '갈랑바레증후군'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상체와 하체를 이어주는 허리 근육과 복근을 강화하는 운동도 함께 실시됐다.
김 씨는 매일 30분씩 하체와 상체, 허리를 강화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두 달여 만에 근력이 상당히 향상됐다. 재활운동을 시작할 당시 김 씨가 들 수 있었던 웨이트 트레이닝 무게는 같은 연령대가 평균적으로 들 수 있는 중량의 20%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재활운동 1개월 후 30% 수준까지 향상된 웨이트 트레이닝 수행 능력이 지금은 50%까지 높아졌다. 근력이 일정 수준으로 향상되면서 최근에는 지구력과 심폐 기능 향상을 위한 유산소 운동(트레드밀,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도 실시하고 있다.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근력과 함께 지구력'심폐기능도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처음 병에 걸렸을 때는 꼼짝을 할 수 없었다. 입원해 약물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킨 뒤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재활운동을 시작할 때 들기 어려웠던 발뒤꿈치도 이제는 쉽게 들 수 있다. 조금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도 힘이 빠지던 증상도 사라졌다. 재활운동과 함께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승완 유성스포츠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재활운동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재활운동은 병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고 신체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골절 또는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재활운동은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 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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