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500여명 '내 집'처럼 지내며 최고 기록 낸다…세계육상 선수촌

내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중 선수들이 사용할 선수촌이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내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중 선수들이 사용할 선수촌이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육상 선수들이 내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 27일~9월 4일)에 맞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의 한결같은 목표는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남은 1년 동안 갈고 닦아 기량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야 꿈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남은 기간 훈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대회기간 동안의 컨디션이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엔 이들이 먹고 자면서 쉬는 공간인 '선수촌'이 있다. 그렇다면 2011 대구 세계육상대회에 참가하는 213개 국의 선수단(선수·임원) 3천500여 명이 17일 간(8월 20일~9월 5일) 묵을 선수촌은 어떤 모습일까.

선수들이 머무를 선수촌은 대회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과 5분 거리인 대구 동구 금호강변에 위치해 있다. 동구 율하동 택지개발지구 내에 4만9천975㎡ 규모로 지어지고 있는 선수촌의 공정률은 9월 말 현재 70%. 내년 4월 완공한 뒤 5월부터 8월까지 인수해 부대시설 설치 작업을 하게 된다.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짓는 선수촌은 대회기간 사용된 후 민간 아파트로 분양된다. LH공사는 2012년 2월 입주를 목표로 분양할 계획이다. 선수단에 제공되는 아파트는 전용면적 101㎡ 80가구, 131㎡ 366가구, 152㎡ 78가구, 165㎡ 4가구 등 4종류 528가구(방 개수 2천32개)다.

선수촌에 들어가는 집기는 32인치 텔레비전, 200ℓ 냉장고, 에어컨, 선풍기, 침대, 옷장, 탁자, 의자, 책상을 비롯해 독서등, 커피포트, 전자레인지, 빨래건조기 등 가짓수만 20종, 총 개수는 수만 개에 이른다. 약 20억원을 들여 마련하는 이들 집기는 사용 후 중고 물품으로 내놓거나 복지단체 등 시설에 기증하는 등의 방법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선수단이 이용할 선수촌 부대시설도 눈길을 끈다. 선수촌 내 부대·편의시설만 125개. 은행, 세탁소, 이·미용실, 체력단련장, 사우나, 진료실 등 기본적인 시설은 물론 디스코텍, 바(bar), 게임방, DVD 상영관, 당구장, 쇼핑센터, 기도실 등 이색적인 공간도 마련된다. 선수촌 부대시설로 활용되는 공간은 웰컴센터와 챔피언스프라자, 살비센터 등 크게 3곳으로 나뉜다. 웰컴센터는 선수촌 입구 상가 건물을 활용해 선수단 등록, 접견실, 인터뷰실 등으로 활용되고, 챔피언스프라자엔 은행, 우체국, 유료세탁소, 이·미용실 등 편의시설 및 바(bar), 쇼핑센터, 체력단련장, 디스코텍, 사우나 시설 등이 들어선다. 또 학교 건물(율하1초교)에는 진료실, DVD 상영관, 기도실, 게임방, 당구장 등 75개의 시설이 마련된다.

이 중 눈에 띄는 시설은 바와 디스코텍, 그리고 기도실이다. 바는 실내(190㎡)와 실내(130㎡)에 걸쳐 총 320㎡ 규모로 만들어지는데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술은 판매하지 않고 각종 음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챔피언스프라자 지하에 만들어지는 디스코텍은 100㎡로 만들어져 50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데, DJ까지 투입해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기도실 및 준비실(150㎡)은 불상이나 십자가 등은 비치하지 않고 넓은 공간만 제공해 개인별로 자기 종교에 맞게 각자 기도할 수 있도록 꾸밀 계획이다.

또 1천500여명이 한꺼번에 식사할 수 있는 대규모 식당(2천300)은 넓은 지하주차장 공간에 마련되고, 공중 샤워장과 화장실도 각 가구 외에 선수촌 곳곳에 컨테이너 등 임시시설로 각각 10개, 8개를 설치, 선수들이 시설 부족으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또 선수촌을 아름답고 편안하게 꾸미기 위한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선수촌 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우리나라 시골 모습과 대회 분위기를 최대한 연출한다는 방침이다. 조경의 경우 농촌진흥청의 도움을 받아 실내 원예, 덩굴식물 터널, 소규모 논·밭 등을 조성해 농촌 풍경이 어우러지게 하고, 우리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시식하는 코너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아파트 벽면은 육상 경기 모습이나 대회 로고, 마스코트(살비) 등으로 꾸미고, 육상 스타 조형물도 설치해 대회 및 육상, 선수촌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육상 요새'로 꾸밀 작정이다.

특히 친환경 선수촌을 만들어 '친환경 대회' 개최에 힘을 보탠다. 일명 '에코 프렌들리'. 선수촌 아파트 벽면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지하 주차장 및 선수촌 내 가로등의 전력을 충당하고, 태양열 급탕 시스템도 만든다. 또 부대시설 옥상 및 벽면녹화, 빗물 재활용 저류조 설치에다 선수촌 내 녹색 자전거 320대도 비치해 이동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선수촌 운영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선수촌 운영 방침과 목표는 단 하나, 선수들이 내 집처럼 편안히, 또 안전하게 쉴 수 있는 휴식처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위는 음식점, 이·미용, 세탁, 목욕, 체육, 게임 산업 등 선수촌 운영과 관련된 각종 직능 단체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시설 설치부터 운영까지 전반적인 자문을 구하는 한편 객실 배정 방법, 객실 인테리어, 청소, 관리, 기자재 배치 등 소소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해 전국 유명 호텔에 운영 방안에 대한 협조를 구하고 있다. 운영 기간 동안 선수촌에 투입되는 인력도 600명에 달하는데 이중 390명은 '청결봉사대'로, 대구시 각 구·군 새마을 부녀회로부터 협조를 얻어 청소 및 세탁장 운영 등과 관련해 순수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게 된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김영수 선수촌 부장은 "선수단이 대구에 머무는 동안 생활에 불편 없이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는 등 시설 운용과 서비스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아울러 각국 선수단이 한국 문화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선수촌을 꾸며 대구와 한국에 대한 향수가 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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