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청와대가 국무총리 내정자로 김황식 감사원장을 지명한 것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여야 모두 지역 안배라는 점에서 무난한 인사라고 평가했지만 도덕성과 국정운영 능력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여야는 우선 한목소리로 지역 안배를 위한 인사였다는 점을 인정했다. 김 내정자는 전남 장성 출신이다.
한나라당은 "김 내정자가 총리로 임명될 경우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남 출신의 총리가 탄생하는 것"이라며 "이는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동서화합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총리 인사는 그동안 인사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지역 편중 인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자유선진당도 "도덕적이고 청렴하고 법 전문가로서의 능력이 뛰어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감사원장 출신인 김 내정자가 총리에 임명될 경우, 현직 감사원장에서 국무총리가 된 케이스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지역 안배에 대한 자세와는 달리 김 내정자의 도덕성과 업무수행 능력에 대해서는 야권의 예봉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어제 김 내정자는 국무총리 내정에 대한 소감서를 손에 들고 있었음에도 청와대로부터 내정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거짓말로 인해 낙마한 지 얼마 안 돼 또다시 이 같은 거짓말을 하고 있어 철저한 검증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0만원 이상 접대를 받았는지 등에 대한 별도의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며 "특히 김 내정자를 포함해 이 정권의 안보 라인 인사 중 국방부 장관만 빼고 전부 군 경험이 없는 부분도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은 "김 내정자가 소망교회 인사라는 제보가 있어 소망교회 인맥에 대한 검증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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