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사회고발작가 업턴 싱클레어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세상을 돌아가게 만든다고 했다. 그러나 탐욕스러운 독점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죽은 손'(Dead Hand)이 된다. '죽은 손'은 미국의 좌파 작가 업턴 싱클레어가 처음 쓴 말이다.

1878년 오늘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16세 때부터 문필활동을 시작했다. 90여 권의 책을 쓴 왕성한 필력의 소유자로 주로 사회고발적인 작품을 많이 냈다. 가장 유명한 것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산파(産婆)가 된 '정글'(1906)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시위 때 국내에서도 조명을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노린 것은 착취당하는 육가공공장의 이민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독점자본 고발이었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비위생적인 육류가공 과정에 대한 소비자 고발로 읽혀졌다. 이를 보고 그는 이렇게 한탄했다. "대중의 가슴을 겨냥했는데 밥통을 때리고 말았어!" 대공황기에는 캘리포니아 빈곤퇴치운동이라는 사회주의적 개혁운동을 조직했고, 1934년에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하지만 보수진영의 집요하고 악랄한 반대 캠페인에 밀려 낙선했다. 이 선거에서 얼마나 심하게 당했던지 그는 선거 후 '내가 얼마나 호되게 당했나'라는 책을 펴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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