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포장 상품 인기…긴 추석 싱글족 마케팅

싱글족에게는 추석 명절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부모님과 친척들의 잔소리, 복잡한 귀향길 등 명절 스트레스를 피할 길 찾기에 바쁜 것. 최장 9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는 싱글족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절호의 휴식' 기회로 여겨지기도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 수는 4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전체의 20.2%가 나홀로 가구라고 하니 명절을 맞은 유통가가 '싱글족 마케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식사는 간단히 소포장 식품으로

홀로 명절을 보내는 싱글족에게 가장 해결하기 곤란한 문제는 식사. 도심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혼자 집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명절 나홀로족'들을 위한 소포장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야채에서부터 과일, 주류까지 다양한 미니 상품들이 출시되면서 혼자 요리를 하는 싱글족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있는 것.

대구백화점 본점과 프라자점 식품매장에서는 토마토, 양송이, 당근, 파프리카, 오이, 양배추 등을 별도의 손질 없이 곧바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소량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또 혼자 마시기에 양이 적당한 250㎖의 미니어처 와인도 판매중이다. '악마의 저장고'라는 뜻의 칠레산 '까시제로 델 디아블로'는 트위스트 캡으로 돼 있어 간편하게 마실 수 있으며 2, 3잔 정도의 용량으로 혼자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다.

온라인몰도 나홀로족에게 유용한 쇼핑 공간이다. 혼자 이곳저곳을 둘러봐야 하는 불편함 없이 컴퓨터로 클릭만 하면 집까지 배송해 주는 것. 특히 옥션에서는 24일까지 '1천 개의 피자와 치킨이 추석에는 공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차례를 지낸 고객 중 추첨해 총 피자 1천 개와 치킨 1천 마리를 무료로 제공한다. 하루 1회 응모 가능한 이벤트로, '조상님께 큰절 올리기' 아이콘을 클릭하면 즉석에서 참여와 당첨 확인이 가능하다.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됐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지하1층 화장품 매장에서는 각 브랜드마다 케어상담 데스크를 운영한다. 피부관리에 더욱 신경 쓰는 나홀로족을 겨냥해 명절기간에 한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 영화관을 찾는 이들을 위해 영화티켓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금고비밀번호가 들어 있는 쿠폰을 지급하고 그 비밀번호를 현장에 마련된 금고에 입력하여 금고가 열리는 고객을 대상으로 11명에게 현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혼자 놀기의 진수는 IT제품을 통해서

혼자 놀기 심심하다면 IT제품이 도움이 된다. 미리 예약을 해서 여행이라도 떠났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귀향길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차라리 길을 나서지 않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최신 IT기기 중 최근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 이것만 있으면 심심하지 않게 연휴를 보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최근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4는 혼자 추석을 보내기 위한 최상의 아이템. 뛰어난 카메라 기능에다, 영상통화 기능 등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노트북 시장에선 저가 실속형 제품인 미니노트북(넷북)이 아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넷북은 인터넷, 문서작업, e메일 등 PC의 기본 기능에 집중하는 대신 무게와 크기를 줄여 이동성을 강조한 미니 노트북. 휴대가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나홀로 커피숍 등을 찾아 시간을 보낼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연휴기간 동안 체력관리나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싱글족이라면 몸을 직접 움직여 게임을 즐기는 체감형 '닌텐도 위'가 도움이 된다. 헬스장 등 운동시설은 대부분 연휴기간 동안 문을 닫지만, 이 제품만 있으면 집에서도 충분히 운동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것. 혼자 요가나 스트레칭을 따라 하면서 스트레스로 뭉친 근육을 풀거나 늘어진 몸매를 매끈하게 다질 수 있고, 2인 이상이 즐길 수 있는 테니스, 야구, 권투 등 다양한 스포츠를 혼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명절을 혼자 보낸다는 외로움을 떨쳐버릴 수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한상훈 판촉매니저는 "이전부터 싱글족이나 나홀로족 등이 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증가해왔으며, 이제는 명절문화까지 크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이들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한창"이라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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