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서 언제나 '위풍당당'했던 양준혁이었지만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시민야구장 관중석을 가득 메운 야구팬들도 따라 울었다. 1993년 데뷔전에서 안타 3개를 몰아치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양준혁은 18년간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19일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라이온즈의 푸른 옷을 입기 위해 1년을 기다렸고, 원치 않던 트레이드로 삼성을 떠나야 했던 아픔에도 푸른 사자로 기억되고 싶었던 양준혁은 마지막 길에 불꽃을 밝혀준 팬들과 함께 소원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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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은 이날 은퇴 경기 후 "대구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고향 팀에서 떠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야구팬들은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18일 오전부터 매표소 앞에 텐트를 치고 돗자리를 깔아 티켓 확보를 위한 전쟁을 벌였다. 삼성 라이온즈 후배들은 그를 위해 헌정 노래를 불렀고, 그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축하 인사를 건넸다.
양준혁은 이날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짧은 내야 땅볼에도 전력을 다해 1루로 뛰었다. 화려함보다는 늘 최선을 다하며 달려온 18년간이었기에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방망이를 처음 든 초등학교 4학년 때처럼 사력을 다해 치고 달렸다.
"야구를 좋아했고 야구선수로서 행복했습니다. 이제 야구선수가 아닌 인간 양준혁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합니다. 앞으로 어떤 인생 항로가 펼쳐질지 모르나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저에게 보내준 성원과 격려, 사랑을 뼛속 깊이 새기겠습니다."
양준혁의 배번 '10번'은 영구 결번됐다. 그는 야구팬들의 전설로 영원히 남게 됐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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