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7시 30분 대구 동대구역. 서울발 부산행 KTX 열차가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 직후 양손 가득 선물 보따리를 든 승객들이 우르르 개찰구를 통해 빠져나왔다. "집에 계시지 왜 나왔능교?" "군대에서 힘들게 고생하는데 당연히 마중 나와야제."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김순희(65·북구 태전동) 할머니는 5녀 1남 중 늦둥이인 박진우(31) 씨를 반갑게 맞았다.
박 씨는 "수십 번을 말렸지만 매번 명절 때면 어머니가 역에 나와 (나를) 기다리신다"며 "강원도 인제에서 서울을 거쳐 내려오는 6시간 동안 어머니 생각만 하면 귀향길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고 말했다.
귀향 행렬이 21일 오전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일 오후부터 시작된 귀향길 정체는 21일 오후 최고조에 달해 고속도로 곳곳이 정체를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승용차 기준으로 21일 오전 서울~부산 하행선은 8시간 정도 소요됐다. 추석연휴 동안 대구·경북 고속도로 이용 예상 차량은 318만5천여 대로 작년 대비 6% 증가하고, 추석 당일인 22일은 최대교통량(497만여 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도로공사는 21일 오전까지 경부선 도동~금호분기점(양방향), 중부내륙지선 서대구~화원나들목(양방향), 중앙선 금호분기점~다부나들목(춘천 방향), 88선 동고령나들목~고령분기점(광주), 중부내륙선 낙동~김천분기점(마산) 구간에서 서행과 정체가 다른 곳보다 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귀가 행렬이 시작되는 22일 오후부터 23일까지는 경부선 도동~금호분기점(양방향), 중앙선 의성나들목~동명휴게소(부산방향), 88선 해인사~고령나들목(대구), 중부내륙지선 서대구~화원나들목(양방향), 중부내륙선 김천분기점~선산휴게소(양평) 및 문경새재 나들목~문경터널(양평)에서 서행 및 정체가 일 것으로 내다봤다.
코레일 대구본부에 따르면 21일엔 6만여 명의 승객들이 동대구역을 이용하고, 23일에는 이번 연휴기간 중 최대인 6만8천여 명이 열차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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