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즐거운 '추석 특수'…의료·유통·여행업 수익 '짭짤'

소비자는 저렴…알바생 자리도 넘쳐나

직장인 박주영(32·대구 달서구 상인동) 씨는 20일 특별한 추석연휴를 시작했다. 성형외과에서 평소 불만이 많았던 코를 고쳤기 때문이다.

박 씨는 "수술 일정에 맞추기 위해 추석 다음날까지 미리 월차를 내놨다"며 "동료들 중에도 긴 추석을 이용해 미용성형을 하는 이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 A성형외과 이정호 사무장은 "추석 때 미용성형을 하려는 직장인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고, 부모님들을 위한 효도성형 상담도 평소보다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이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연휴가 되면서 의료, 유통, 여행 업계에 단기 특수가 짭짤하다. 미용·효도 성형에 건강검진 바람이 불고, 추석연휴 기간에 인력 공백을 메우려는 유통·택배 업계의 '단기 아르바이트'가 넘쳐나고 있다.

추석 연휴에 휴가를 떠난 직장인이 봇물을 이루면서 숙박업계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건강검진 예약률도 치솟고 있다. 고향에 들른 차에 부모님께 건강검진을 권하는 귀향객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 수원에서 명절을 지내기 위해 왔다는 김태식(34) 씨는 "전화를 드릴 때마다 아버지가 기침을 심하게 하신다는 소리를 듣고 추석연휴 다음날 건강검진을 받게 해 드릴 예정"이라며 "마침 병원마다 싸고 알찬 추석맞이 효도 검진 상품이 많아 부담도 적다"고 말했다.

추석 황금 연휴를 즐기려는 휴가족으로 유명 관광지의 호텔·콘도들이 붐비고 있다. 경주 'ㄱ'호텔 관계자는 "하루는 기본이고 추석 다음날까지 방이 꽉차 예년 추석 연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3년째 '백수' 생활을 하고 있는 이인성(30) 씨는 지난주부터 '택배맨'으로 변신했다. 추석연휴가 끝나는 날까지 3주간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이 씨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늘 가족들 보기가 미안했는데 이번 추석만큼은 직접 번 돈으로 부모님께 조그만 선물이라도 할 수 있게 됐다"며 "일도 하고 급여도 1.5배나 많아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www.alba.co.kr)에 따르면, 추석대목에 필요한 인력을 뽑기 위해 8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등록된 추석 관련 채용공고수가 3천127건으로 작년 대비 47.2% 증가했고, 신규회원 가입자수도 3만1천683명으로 18.5% 늘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회사의 아르바이트 인력도 총 1만4천300여 명으로 작년보다 20% 이상 늘었다. 대구 터미널 택배 측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배송 업무가 5배 이상 늘어 인력을 30명이나 늘렸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장준철 과장은 "올해는 추석명절기간이 길고 경기도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선물 수요가 크게 늘어나 유통업계에선 아르바이트생들을 구하기 위해 난리를 쳤는데 이제 그럭저럭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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