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영상·트위터로…' 대권주자들 추석 민심잡기 행보

온라인형…박근혜 유시민, 가족형…김문수 정몽준 정세균, 대외형…오세훈 손

민족의 대이동이 본격화됐다. 정치권에서 보면 '표심의 대이동'이다. 명절이면 정치가 가족과 친지간 대화의 주제가 곧잘 된다. 특히 대선이 2년여 앞으로 다가온 이번 추석에는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까'가 대화의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는 생물(生物)이라 2년 뒤 상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열띤 토론이 가능한 측면도 있다. 대권 주자들이 그래서 명절이면 바빠진다.

◆온라인형

#1.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1분 40초가량의 짤막한 추석 인사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벼가 익는 들녘 풍경과 상인, 농민, 학생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담은 여러 장의 사진을 1970년대 미국의 인기 남매 듀오인 '카펜터스'의 히트곡 '클로즈 투 유'(Close to You)를 배경 음악으로 깔고 제작한 동영상이다. 박 전 대표의 육성은 나오지 않지만 "무더위와 잦은 비바람으로 어느 해보다 힘겨운 여름을 보냈지만 이번 한가위에는 가족을 만나고 이웃을 돌아보며 감사와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성으로 차린 상 앞에 오순도순 모여 앉은 가족 간의 훈훈함으로 일상의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 모두 이겨내시고 새로운 희망을 가슴 가득 채우시길 바랍니다"라는 자막을 넣어 추석 인사를 했다.

#2. '140자의 인터넷 혁명'으로 불리는 트위터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의 경우 올 추석에도 트위터 정치를 이어간다. 트위터에 인사는 물론 사소한 소회를 올리면서 추석을 맞는 기분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금까지 트위터에 257개의 글을 올렸고, 19일 현재 10만4천559명의 팔로어를 확보, 웬만한 연예인보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트위터! 놀랍군요. 아까 기자간담회 가는데 길에서 만난 회사원이 '간담회 가시는 거죠? 트위터에서 봤어요'라고 해서 깜짝"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가족형

#1.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추석 연휴에 별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김 지사 측은 "개인적으로 가족과 연휴를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향(영천)에 내려갈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도 가족과 함께 오붓한 추석을 보낼 계획이다. 경기 하남시 창우리의 선영을 찾아 참배하고 남는 시간을 활용해 지역구 활동을 한다. 정 전 대표는 "최근 지역구를 방문했을 때 내게 '정신 차렸냐'고 물어봐 주시는 분들이 있었다. 고마운 분들"이라면서 "지역 주민들을 자주 뵙고 민심을 들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3.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는 서울의 집과 처가에서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지낸다는 계획이다. 처가가 경북 영덕이어서 자연스럽게 대구·경북과 소통, 동서화합 전도사로 각인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당초 서울 자택에 머물며 전당대회 전화 유세를 할 예정이었지만 21∼23일 경북 지역 방문으로 계획을 바꿨다.

◆대외형

#1. 이재오 특임장관은 추석 연휴 기간 중 하루 시간을 내 선산이 있는 경북 영양을 찾는다. 최근 'TK인사 배제론'의 구설에 올라 있는 만큼 지역을 찾아 해명의 기회를 갖게 될지 관심사다. 이 밖에 서울 은평구내 교회 등을 찾아 추석 인사를 할 계획이다. 7·28 재·보선 당선 11일 만에 특임장관을 맡은 점을 감안, 추석 연휴 대부분의 시간을 지역구에서 머문다.

#2. 오세훈 서울시장은 추석 연휴 기간 내내 한복을 입고 전통시장, 양로원 등을 방문하며 시민들과 접촉한다. 21일에는 한 라디오 방송에 1시간가량 출연, 시민들에게 명절 덕담을 전한다.

#3. 전당대회에 출마한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광주·전남과 전북 구석구석을 돌며 호남 내 우위 다지기에 나선다.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에서의 높은 지지율을 내세워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낙인을 옅게 만들어 정통성 논란을 불식시킨다는 포석이다.

#4.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21∼23일 사흘간 정신지체장애인 시설인 '사랑의 집'에 머물며 자원봉사활동을 한다. 틈나는 대로 현장으로 나가 당원과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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