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첫날인 21일 서울 등 수도권은 엄청난 폭우로 인해 온통 물난리였다.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 최고 293㎜의 비는 9월 하순 강우량치곤 유례가 없을 정도로 재앙에 가까운 폭우였다. 서울 도심이 물에 잠기고 수도권에만 1만 가구 이상이 침수 피해를 봤다. 20∼60㎜ 정도 내릴 것이라던 비가 예상치의 4배를 넘는 국지성 집중호우로 바뀌면서 손 쓸 틈도 없이 피해를 입은 것이다.
기상 예보를 비껴 가고 허용된 배수 용량을 훌쩍 뛰어넘는 이 같은 기상이변은 비단 수도권의 일만은 아니다. 대구경북 지역도 언제 이런 재난을 겪을지 모른다. 극심한 기상 변동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구처럼 수백만 명이 몰려 사는 대도시의 경우 이런 기상재해에 아무 대비도 없이 그냥 손 놓고 있다가는 피해를 더욱 키울 수 있다.
국지성 폭우와 같은 자연재해에 완벽하게 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상습 침수 지역 등 재해에 취약한 곳일수록 방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낡아 깨지고 막혀 있는 하수관을 평소 철저히 점검'정비하고 빗물 펌프장이나 지하 저류조 등 배수 시스템을 꾸준히 증설해 나간다면 어느 정도 재해를 막을 수 있다.
서울시는 23일 중장기적으로 하수관거와 빗물 펌프 시설 용량을 10년 빈도 강우량(시간당 75㎜)에서 30년 빈도 강우량(시간당 95㎜)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물론 많은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일이지만 지금부터라도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대비해 나간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최근 두 차례의 침수 피해를 입은 북구 노곡동 사태를 거울삼아 대구시도 철저한 방재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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