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전하는 시민들의 추석 민심은 주로 경제였다. 급등한 물가에 따른 고통이 커 정치·문화 등 다른 이슈가 묻혔다는 전언이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대구 동을)은 최근 대구 동구에 들어선 대형할인매장 때문에 재래시장 상인들로부터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는 "추석 연휴를 활용해 지역구내 재래시장과 인근의 슈퍼마켓을 찾았는데 가는 곳마다 대형할인점과 슈퍼수퍼마켓(SSM·대기업이 운영하는 마켓)에 대한 성토가 줄을 이었다"며 "특히 경제가 악화돼 일자리가 없다 보니 자식들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상인들의 분노도 컸다"고 전했다.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은 급등한 물가에 대한 걱정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추석을 앞두고 채소 특히 마늘 값이 엄청나게 올라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대한 불만이 나타났다"며 "아랫목이 따뜻하니까 곧 윗목도 따뜻할 거라는 정부 논리에 대해 불신하는 여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지난 설과는 달리 재래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급등한 물가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재래시장 활기를 꺾고 있어 안타깝다"며 "정부가 내놓은 각종 서민정책이 아직 바닥까진 효과가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기간 대구시내 양로원 30여 곳을 방문한 이해봉 의원(대구 달서을)은 "경제에 대한 불만이 장년층 사이에서 팽배했다"고 전했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경제 문제와 함께 ▷밀양신공항 유치 ▷인사 역차별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경북에서는 팍팍한 살림살이뿐만 아니라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목소리도 들렸다. 한나라당 경북도당위원장으로 지역구를 두루 살핀 이인기 의원(고령·성주·칠곡)은 "지역민들이 각종 생활비 지출이 증가돼 살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먹고 살 수 있도록' 잘 배려해달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며 "밀양 신공항 문제도 대구경북권에 유리하게 결정이 되었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했다. 또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회동한 것을 두고 "지금은 화해와 화합을 해서 보기가 좋고 마음이 편하다"며 "두 분이 협력해서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으면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정희수 의원(영천)은 "2년 뒤에 한나라당이 정권재창출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번 한가위의 가장 큰 민심이었다"며 "공정사회라는 화두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고 잘 해줬으면 좋겠다, 고위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줘야 하지 않겠나 하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있었다. 김광림 의원(안동)은 "지역민의 관심 사항은 낙동강 안동 쪽 물길살리기였다"라며 "수심이 2m 이상 되도록 제대로 사업을 해달라는 얘기가 많았고, 일부 노인층에서는 '전국 각 경로당 에어컨 설치' 정책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앞장서달라며 손을 꼭 잡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상전·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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