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자영(34) 씨는 추석 당일인 22일 오후 기분을 완전히 잡쳤다. 시댁에서 나와 구미 친정집으로 가기 위해 도시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봉변(?)을 당했기 때문. 김 씨는 "성서IC 주변 도시고속도로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이었다. 차례상을 준비하느라 몸은 녹초가 됐지만 혼자 계신 친정 엄마 볼 생각에 힘이 났었는데…"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대구∼남대구IC 도시고속도로 구간이 추석 연휴 '최악의 혼잡'을 빚었다. 이 구간 거리는 불과 2㎞ 남짓. 하지만 운전자들은 평소 5분 거리를 통과하는 데 30~50분이 걸렸다.
성묘와 귀갓길을 오가며 한바탕 전쟁을 치른 시민들은 근본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선철(44·달서구 월성동) 씨 역시 성서IC를 통해 성묘길에 나섰다 울화통이 터졌다. 도시고속도로가 너무 막혀 성묘를 아예 포기했다. 김 씨는 "김천 선산에 가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가족·친지들과 함께 도시고속도로에 올랐다 되돌아왔다"며 "친지들이 대구는 왜 만날 이 모양이냐며 혀를 차더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 내내 택배 아르바아트를 한 정영민(28) 씨도 "도시고속도로가 교통지옥인 줄 모르고 택배차를 몰고 도시고속도로에 진입했다가 옴짝달싹 못해 물량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며 "얼마나 혼이 났는지, 생각만 해도 화가 난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추석연휴 내내 이어진 운전자들의 불만은 고속도로 강제 점거 등 집단 행동으로 이어질 태세다.
화물트럭기사 김진수(35) 씨는 "도시고속도로가 막혀 영업 손실은 그렇다 치더라도 추석 명절에 조상들에게 성묘를 가지 못한 것은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며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가 계속해서 도시고속도로 지·정체 문제 해결을 미룬다면 동료들과 함께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성서 지역 주민 김선웅(33) 씨도 "추석 연휴 동안 온 동네가 성서IC 도시고속도로 성토하기에 바빴다"며 "고속도로를 점거해서라도 대구 시민들의 뜻을 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성서IC 교통 지·정체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주민공청회를 연 성서지역발전회(공동대표 배재회·정무호) 측은 "대구시의 무대책으로 인해 성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서명 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등 도시고속도로 지·정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시민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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