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민지·주수진 투톱, 일본 그물망 수비 뚫는다

U17 여자월드컵 26일 결승전…한국축구 128년만에 FIFA대회 첫 우

'태극 낭자'들이 26일 한국 축구의 신화를 창조한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여자 대표팀은 이날 오전 7시 트리니다드 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으로선 FIFA 주관 대회에 첫발을 내디딘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56년, 한국 축구 역사 128년 만에 찾아온 FIFA 대회 첫 우승 기회다.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태극 낭자들은 조직력과 기술, 골 결정력, 체력은 물론 담력 및 위기관리 능력까지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5경기에서 15골(11실점)을 터뜨리며 득점 기회에선 골을 놓치지 않는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자랑했다. 5경기 68개 슈팅 중 유효 슈팅이 45개나 됐다.

또 조별리그 1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 1차전과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모두 동점골 허용 후 3분 만에 골을 넣어 위기를 극복하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등 좀체 위축되지 않는 놀라운 담력도 보여줬다. 특히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선 경기 시작하자마자 2골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결국 6대5로 뒤집었고, 스페인과의 준결승에서도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주눅들지 않고 2대1로 경기를 역전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 중심에 늘 여민지(17·함안대산고)가 있었다. 조별리그 1, 2차전 동점 상황에선 역전골을 넣었고, 지고 있던 8강과 4강전에서도 동점골과 역전골 등 위기 때마다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나이지리아와 우승 후보 스페인 등 강팀들을 잇달아 꺾고 결승에 오른 태극 낭자들의 자신감과 상승세도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러나 일본의 저력도 만만치 않아 방심은 금물이다. 여자 축구 세계 강호인 일본은 화려한 개인기와 철벽 수비를 자랑하고 있어 이번 대회 우승팀으로 손색이 없다. 일본의 전매특허인 개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고 선수들의 기량이 고른 것도 장점이다. 요코야마 구미 등 일본 선수들은 볼 키핑 능력과 발재간 등이 화려해 집중력을 이어가지 못하면 한순간에 실점할 수 있다. 6골 1도움을 기록 중인 요코야마는 북한과의 준결승에서 5명을 차례로 제치는 기가 막힌 개인기를 자랑하며 일본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3골을 기록 중인 스트라이커 교카와 마이와 미드필더 다나카 요코의 발끝도 조심해야 한다. 일본은 수비도 막강하다. 5경기 6실점에 그쳐 한국의 절반(11실점) 수준이다.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만 4실점했을 뿐 나머지 4경기에선 2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한국은 8골(3도움)로 대회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여민지와 주수진(17·현대정보과학고·1골 1도움)을 투톱으로 내세워 일본의 그물망 수비를 뚫는다는 작전이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김다혜(17·현대정보과학고·1골 1도움)도 교체 선수로 투입돼 일본의 골문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의 4강전 전까지 4경기에서 경기당 1실점만 하며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던 스페인의 방패를 뚫은 것처럼 일본의 수비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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