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을 위한 특별 처방전] 나이야 가라! 구강체조

나이가 들면서 이런저런 신체의 변화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의 경우는 치과의사라서 그런지 구강의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음식을 먹고 나면 입 주위에 뭐가 많이 묻는 것이다. 같이 식사하는 주위 사람들의 지적으로 입 주위를 닦아내는 일이 잦아지니까 이제는 식사하고 나면 거울을 보는 것이 습관이 됐다. 예전보다 입술도 얇아지고 입술 근육의 힘이 약해지니 이것이 나이가 들었음의 시작임을 실감하게 되었다.

다른 하나는 같이 자는 남편이 나보고 코를 곤다고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창피하기도 해서 자기가 골면서 나에게 뒤집어씌운다고 발뺌도 해 보았지만 어느 날 잠깐 선잠이 들었을 때 내 코 고는 소리에 놀라서 깬 일이 생겼다. 결국 나이가 들면서 목젖 있는 부위(연구개)가 처지면서, 옆으로 자면 괜찮은데 똑바로 누우면 그 부위가 진동하면서 코 고는 소리가 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07년에 일본을 방문해서 구강기능 향상체조를 처음 접하고 우선 나부터 위의 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성체조를 시작해 보았다. 먼저 '파, 타, 카, 라'를 따로따로 5회씩 큰 소리로 외친 뒤에 '파, 타, 카, 라'를 연이어 5회 외치는 것이다.

파의 발음은 상, 하 입술이 확실히 폐쇄되어야만 발음할 수 있으므로 입술근육 강화 효과를 기대했다. 타의 발음은 혀의 앞부분이 상악 전치의 설측부를 확실히 폐쇄시켜야 발음이 되므로 혀의 앞부분을 훈련시키는 것이다. 카의 발음은 혀의 뒷부분에 힘을 줘야 발음이 가능하고, 발음하는 동안 혀와 연구개가 위로 들리면서 연구개가 처지는 것을 예방해서 코 고는 것에도 효과가 있을 것을 기대하고 열심히 했다. 라의 발음은 혀를 굴리면서 하는 혀의 근력강화운동이다.

하루에 시간 있을 때마다 "파, 파, 파…, 카, 카, 카…"하면서 입술근력강화와 연구개 위로 올리기 운동을 하니까 내가 보기에도 입술에 탄력이 생긴 것 같고, 남편도 나의 코골이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효과를 직접 확인했으므로 이왕이면 본격적인 우리나라 구강체조를 만들어보고자 이런저런 체조이름을 생각해 보았다. 구강주위 조직을 많이 움직이면서 어르신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제목으로 '나이야 가라! 구강체조'로 결정했다.

누구나 어느 시기가 되면 '아!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를 의식하게 된다. 그 느낌이 씁쓸하게 다가올 때 우리 모두 나이에 지지 말고 '나이야 가라! 구강체조'를 시작함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기를 희망해 본다.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이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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