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빈이(13'안동 강남초교 6년)는 지난해 신종플루로 탈춤축제가 취소되고 올해 다시 시작된 안동탈춤축제장에서 자원봉사에 나서면서 매일매일이 설레고 기쁘다. 아빠 이정훈(42'안동과학대 교수)'엄마 김미숙(39) 씨와 함께 주빈이네 가족은 7년째 탈춤축제장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오고 있는 그야말로 (재)안동축제관광조직위가 인정한 '탈춤축제 가족'이다.
24일 대한민국 대표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개막된 이후 지금까지 아빠와 주빈이는 탈춤 공연장에서 관광객을 안내하거나, 공연장 청소에 나서고 엄마는 외국인 관광안내소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해 오고 있다.
이들 가족이 탈춤축제 자원봉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아빠 이 씨의 자원봉사 제안에서 시작됐다.
이 씨는 "사실 전국에는 매달 수많은 축제들이 있다. 각 지역의 특산물, 전설, 인물 등을 테마로 한 다양한 축제가 1천여 개에 이르고 있다"며 "지방자치제 이후 관광을 통해 지역을 알리고 관광수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체성이 중요한 축제라야 진정한 축제라 생각했던 이 씨는 단순히 특산물을 홍보하고 즐기는 축제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이 씨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약 800년의 역사를 가진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전통 축제로 기획하였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것.
이 씨는 "단순히 흥청망청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축제의 첫날 하회마을 상당에서 제(祭)를 지내고 마지막 날 대동의 난장을 벌이는 축제의 원형도 가지고 있고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탈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도 앞으로의 경쟁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축제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런 훌륭한 축제가 매년 개최되는데 안동시민으로서, 그리고 탈과 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 축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
처음 축제를 시작할 때 유치원생이던 딸 주빈이는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 됐다. 사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10시까지 이어지는 자원봉사 활동이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축제장 곳곳에서 주빈이네 가족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그런 피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주빈이는 "올해는 축제 캠페인에 참여해 탈랄라 댄스도 배웠어요. 춤이 참 재미있고 신났어요. 올해도 우리 가족은 나만의 탈을 하나씩 만들어 쓰고 자원봉사를 신청했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엄마 김미숙 씨도 "가족 모두가 모여 탈을 만들다 보니 가족사랑도 더 커지는 듯했어요. 자원봉사도 하고 가족사랑도 두 배로 키우고, 이거야말로 일석이조 아니겠어요"라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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