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진예술 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겁니다."
강위원(사진) 대구사진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은 30일부터 10월 24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제3회 대구사진비엔날레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아시아 작가 위주였지만 이번에는 현대 사진예술계를 이끌고 있는 유럽 작가들의 오리지널 프린트가 대거 전시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진비엔날레에는 22개국 245명의 작가 사진 1천500여 점이 전시된다. 국제적인 규모의 큰 전시다. 하지만 사단법인 출범 이후 이들의 공식적인 준비기간은 겨우 4개월. 게다가 사무국 직원은 4명에 불과하다. 물리적으로 과연 이번 전시 준비가 가능했을까.
"미리 준비를 하긴 했지만 운이 좋았어요. 주제전 감독의 노력과 헬싱키 스쿨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중앙대 발터 베르그모즈 교수의 인맥 덕분에 극적으로 가능했던 전시입니다."
이번 사진비엔날레의 예산은 9억원. 광주 비엔날레 예산이 75억원임을 감안하면 국제 전시 예산으로는 빠듯하지만 발품을 팔아가며 준비한 덕에 가능했다.
사실 대구는 사진의 본고장이다. 사진비엔날레가 대구에서 열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 사진 역사에는 해방 직후 대구에서 지금의 전문대학 수준의 사진학원을 만든 최계복이 있다. 일제시대 '남에는 최계복, 북에는 정도선'이라 할 만큼 최계복은 한국 사진계의 한 축이었다. 그 덕분에 대구는 조세현, 권부문, 구성수 등 우리나라 대표 사진가들을 배출해냈다. 7, 8년 전만 해도 대구권 대학에서 배출해내는 사진 관련학과 졸업생 수가 한 해 500명이 넘을 정도였다.
강 위원장은 이처럼 역사가 깊은데도 대구에 사진비엔날레 전용관이 없다는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비엔날레 기간이 최소 60일은 돼야 하는데, 우리는 전용관이 없는 관계로 행사 기간이 25일에 불과해요. 사진 전용관은 작아도 상관없어요. 도심 내 폐교나 오래된 건물의 담벼락 등 발상을 전환하면 화려하지 않아도 접근성이 좋은 장소는 많아요." 전시공간만 확보된다면 비엔날레 프레 비엔날레전, 애프터 비엔날레 전시가 가능하고 시민들의 참여가 훨씬 많아질 수 있다는 것. 2008년 대구사진비엔날레가 14일간 불러들인 관람객 수는 8만 명. 올해는 2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20여 개의 화랑도 동참해 대구에 사진 관련 전시회가 넘쳐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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