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사상자를 낸 뺑소니범을 검거하느라 추석 연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구미경찰서 뺑소니 전담반이 추석 당일 구미지역에서 교통사고로 9명의 사상자를 낸 후 달아났던 무적차량(대포차량) 운전자를 검거, 전국 최고의 뺑소니 검거 경찰서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구미경찰서는 27일 중국인 불법체류자 A(25)씨를 긴급체포,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2일 오후 8시 25분쯤 구미 임수동 구미대교 접속도로에서 무적차량인 승용차를 몰다 구미시내에서 인동동 방면으로 가던 승용차와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이후 이 승용차를 뒤따르던 차량 2대가 추돌,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과 잇따라 충돌해 5중 충돌 사고로 이어져 택시 기사 B(52)씨와 손님 등 2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A씨는 사고 후 자신이 운전자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차량 내부를 깨끗이 청소한 후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현장 일대의 방범용 CCTV를 검색, A씨의 차량이 담긴 화면을 확보했고 화면 속의 차량을 면밀히 분석한 끝에 차량 앞 유리창에 휴대전화번호가 적힌 하트 모양의 장식품이 붙어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A씨가 이 장식품을 이미 떼어낸 상태였지만 경찰은 유리창에 남아 있는 희미한 흔적을 분석한 끝에 전화번호 5자리를 확보, 전화번호 조합으로 30통의 전화를 건 끝에 전화를 바로 끊는 등 행동이 수상한 용의자 A씨를 찾아냈다. 하지만 A씨는 중국인 불법체류자로 검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경찰은 A씨가 구미지역 모 대학에 다녔던 기록 등을 확보, 친구들을 탐문한 끝에 A씨가 구미 구평동의 한 식당에 올 것이란 첩보를 입수, 잠복 끝에 검거했다.
구미경찰서 뺑소니 전담반은 이 사건 해결로 올 들어 발생한 뺑소니 사고 144건 중 140건을 해결, 97.2%의 높은 검거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검거율은 전국 뺑소니사건 최다발생 경찰서 중 최고의 실적이다. 전담반은 김강수 경사를 비롯해 4명에 불과하지만 모두가 끈질긴 집념과 사명감으로 똘똘 뭉쳤다. 특히 김 경사는 2008년 혼자서만 118건의 뺑소니 사고를 해결, 전국 최다 실적을 올려 한국교통장애인협회가 뽑는 올해의 '뺑소니 검거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김 경사는 "뺑소니범을 잡느라 추석을 거꾸로 쇠었지만 범인을 잡아 기쁘다"고 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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