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빠진 부동산 정책'이란 비판을 받았던 8·29 대책이 발표된 지 1개월이 됐지만, 지역의 부동산시장에는 예상대로 실질적인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가을 이사철을 맞은 가운데 얼어붙은 구매심리를 일정 부분 해소해 아파트값이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도 있다.
대구의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이사철을 맞아 거래건수와 구매 문의가 다소 늘고 있다는 것.
수성구 범어동 제니스공인중개사 이민환 대표는 "아파트의 경우 중소형을 중심으로 전세 물량이 자취를 감춘 상태에서 최근 아파트 구매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며 "아직 구매시기를 놓고 저울질하는 분위기가 대세이지만, 여름에 비해 시장 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분양시장에서는 계약건수가 한 달 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가을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화성산업 주택영업팀 권진혁 부장은 "8·29 대책은 중대형 미분양이 많은 대구에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조치였으며 실제 미분양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소형의 경우 미분양이 어느 정도 소진된데다 전세 품귀 현상이 불거지고 있어 신규 분양이나 기존 아파트 거래가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후 대구의 아파트값이 한 달 동안 평균 0.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세를 보인 것은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8·29 대책의 직접 효과보다는 심리적 효과와 이사철 수요의 복합적 작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세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0.15% 올랐다.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경북지사장은 "달서구와 북구를 중심으로 소형 아파트의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진되는 등 공급 물량이 일부 조정되면서 가격이 상승세로 반전됐다"고 했다.
아파트 분양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건설사가 전세 전환 미분양 아파트의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연말까지 3천200여 가구(추정)를 다시 분양함에 따라 미분양이나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 어느 정도 이뤄질 것"이라며 "이는 8·29 대책 이후 일부 무주택자들의 구매 수요, 급매물 감소 등과 맞물리면서 아파트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자율 적용에 따른 대출과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점차 증가하는 등 8·29 대책의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무주택자 또는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DTI 자율 적용이 시행된 이달 3일부터 24일까지 13영업일간 금융회사가 국토부 주택전산망에 무주택 등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회를 요청한 건수는 755건으로 집계됐다.
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국민주택기금 대출 신청 건수는 13일부터 7영업일간 141건(100억원)으로 파악됐고, 신청 건수는 증가하는 추세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대책 발표 전 3주간 전국적으로 변동이 없었으나 대책 발표 이후 3주간은 전국에서 0.1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지역별로는 발표 후 3주간은 수도권 -0.15%, 서울 -0.12%, 인천 -0.24%, 경기 -0.16%로 나타나 인천을 제외하고는 내림폭이 둔화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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