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브랜드 구축, 슬로건만으로 안 된다

대구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단체장 교체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브랜드 전략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북대 김규원 교수와 계명대 김영철 교수가 대구경북연구원의 대경 CEO 브리핑 '대구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이란 연구 결과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한다. 대구시가 백화점식으로 온갖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터여서 두 교수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컬러풀 대구'(Colorful Daegu)를 비롯해 메디시티 대구, 기업하기 좋은 도시 대구, 글로벌 지식경제도시 대구, 공연문화도시 대구, 교육도시 대구 등등… 대구 시민조차 모두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대구시가 내세운 슬로건은 많다. 메뉴가 많은 식당은 한 가지 메뉴만 갖춘 식당에 비해 고객들에게 기억되기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많은 슬로건은 대구가 지향하는 바를 뚜렷하게 각인시키기 어렵다.

대구시가 많은 슬로건을 내세운 것은 대구 발전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정부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백화점식 슬로건 나열은 대구의 대외 이미지 각인에 장애가 되고 있는 만큼 정리하는 게 옳다. 두 교수의 제안처럼 '컬러풀 대구'를 뒷받침하는 하위 슬로건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겠다.

현재 대구를 상징하는 공식 브랜드 '컬러풀 대구'도 재고의 여지가 많다. 두 교수의 설문조사에서 '컬러풀 대구'가 '적합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지만 '컬러풀'이란 단어에 지향성과 구체성이 결여돼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대구시가 들인 공이 많지만 차제에 구체적 지향성을 담은 슬로건을 새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슬로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제적 청사진과 실천이다. 그래야 대구의 대외 이미지가 확고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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