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겠죠."
카이스트(KAIST) 대학원에 재학 중인 A(24·여) 씨 가족은 '황당한' 9월을 보내고 있다.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수시 모집에 원서를 냈다 인터넷을 통해 '불합격'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후 학교 측으로부터 '합격'이라는 소식을 뒤늦게 전해들어 면접에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연을 정리하면 이렇다. 지난 7월 19일 경북대 의전원 수시 합격자 발표가 나던 날 A씨는 대전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부친은 직장에서, 대구 집에 있었던 모친은 각자 인터넷을 통해 불합격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서로를 위안하며 지난여름을 보냈다.
하지만 A씨는 경북대 의전원 면접이 있던 지난 9월 4일 오전, 학교 관계자로부터 '합격자가 왜 면접에 오지 않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당시 교통사고로 대전 병원에 입원해 있던 A씨는 급하게 대구에 내려왔지만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A씨 가족은 "인터넷으로 분명히 불합격 사실을 확인했다"며 학교 측의 조치를 오후 5시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학교 측은 "전산팀에 확인해 본 결과 오류가 없었다"며 A씨의 면접을 거부했다.
"우리 딸 아이가 의전원 입학에 갈등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고 이미 불합격된 만큼 그냥 넘어가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 딸을 설득해 진실 규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현직 고교 교사로 대학 입시 과정에서 전산 오류 문제를 많이 접해본 A씨의 모친은 이후 3주째 경북대와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대는 입학 업무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유기영 입학관리 본부장은 "확인 결과 전산상 오류는 절대 없었고 공정한 입학 관리를 위해 재면접도 불가능하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A씨 가족이 합격 통지를 잘못 확인했거나 면접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다른 이유를 대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IT대학 컴퓨터학부 교수인 유 본부장은 지난 9월 1일부터 입학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전산 전문가들은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밝히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A씨 가족 3명이 합격자 발표날 각자 다른 인터넷 주소(IP)로 경북대 홈페이지에 접속한 흔적은 남아있어 이들이 합격 여부를 확인한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산 전문가들은 "사후에 합격자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한 흔적은 확인이 가능하지만 데이터를 수정했는지 여부는 밝혀 내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 모친은 "면접일 날 문제를 제기했을 때 입학팀에서 제3자가 아닌 문제의 당사자인 전산팀에 문의를 한 것부터가 잘못됐으며 이후에도 문제를 덮기에 급급했다"며 "경북대가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일 때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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