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朴은 친이, 李는 친박…상대계파 회동 교차행보 가속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의 '크로스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친이계 의원들과의 모임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이 장관은 친박계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8일 낮 친이계 재선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했고 같은 시각, 이 장관은 친박의원들의 연구모임인 '여의포럼' 회원들을 초청, 지난 총선 과정에서의 '구원'을 풀었다.

교차모임이 빈번하지만 차기 대권주자들 간의 경쟁 분위기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박 전 대표와 이 장관이 그동안 단절되다시피 했던 친이와 친박계 간의 벽을 허무는 데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2년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계파 화합이 급선무라는 교감이 그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장관도 차기 대권 주자의 한 사람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임장관 행보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사실상의 차기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기반 넓히기 차원 아니냐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28일 김정훈, 김재경, 권경석 의원 등 친이계 재선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전날 박준선 유정현 이범래 주광덕 조문환 의원 등 친이계 초선 의원 5명 등과 만난 데 이은 '거침없는' 친이계와의 소통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찬모임에서 "이제 서로 부담을 덜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으니 언제든 연락해 만나자"며 계파를 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친이계 의원들과의 연쇄접촉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연락이 오면 어느 모임이든 가리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는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29일 여의도에서 열리는 이공계 의원들의 오찬 모임에는 선약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이번 국정감사에서 호남을 찾아나서기로 하는 등 자연스럽게 호남과의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박 전 대표는 통상 지역구에 따라 배정되는 지방감사반 배정 때 호남 지역을 방문하는 2반을 선택, 호남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이 장관은 28일 여의포럼 회원 10여 명과 화합의 오찬을 함께했다. 여의포럼은 지난 18대 총선 당시 공천 과정에서 낙천했다가 당선된 뒤 복당한 친박계가 주축인 모임이다. 이날 오찬에는 박종근, 이경재, 김학송, 유기준, 이하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총선에서 떨어지고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섭섭한 점이 있었으면 오늘 맥주 한잔 먹고 다 잊자. 다 씻어버리자"며 "앞으로는 나 때문에 분란이 일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제는 미래로 나가자. 친이, 친박 없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박종근 의원 등은 "이 장관은 그런 말을 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며 "앞으로 여의포럼은 공부모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공식적으로 '공천 앙금'을 해소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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