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옷을 입고 무대 위에서 현란한 춤을 추는 무희. 그들도 사실은 누군가의 아내이고 누군가의 어머니이다. 무대 뒤에서 만나는 그들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와 별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사진작가 석재현이 필리핀의 남성용 바를 촬영한 작품 전시 '엥겔레스의 풍경'전이 10월 5일까지 갤러리 제이원에서 연다. 필리핀의 엥겔레스는 미군 기지가 철수된 이후 지역 경제 활성화의 방안으로 유흥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곳으로, 500여 개의 바와 클럽이 밀집돼 있다. 그는 이곳에서 만난 5명의 여성을 집중적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작가의 카메라는 우선 본능을 자극하는 화려한 조명 아래 실오라기 하나만 걸친 채 낯뜨거운 춤을 추는 여성에게 다가간다. 카메라는 무대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허름한 집 안에서 아기를 바라보는 따뜻한 모정과 아이와 함께 농구를 즐기는 어머니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번 전시에서 남성 바에 다니는 아비게일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의 첫째 아이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데 불행하게도 작가가 촬영하는 기간에 아이가 사망했다. 소중한 아들을 잃은 아비게일의 숨길 수 없는 눈빛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가는 '사람'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힌두 성지를 찾는 인도 사람들, 우리나라 수도승, 교도소 수감자들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는 "외형적으로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지만 삶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똑같다"고 말했다. 053)252-0614.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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