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대구역네거리~반월당네거리 1.05㎞ 구간) 주변 도로와 이면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개점하면 중앙로 및 반월당 일대 교통난은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교통전문가들은 도심 교통난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은 물론 대중교통전용지구 주변 상권 붕괴까지 불러와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무늬만 대중교통전용지구=29일 오후 7시쯤 중앙로 중앙파출소 앞. 택시 출입이 금지된 시간(오전 9시~오후 10시)이지만 거리 곳곳에는 개구리주차를 하고 호객 행위를 하는 택시로 넘쳐났다. 맞은편 손님을 태우기 위해 불법 U턴을 하는 택시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종로, 약전골목 등 이면도로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넘어오는 차량도 넘쳤다.
한 운전자는 "약전골목에서 달구벌대로로 나온 뒤 유턴을 받아 명덕네거리까지는 40분 이상 걸린다. 오죽하면 불법인 줄 알면서 다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종로골목 등 이면도로가 통과 도로로 전락하면서 일대 상권도 죽어 가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이 개점하면 이 일대 교통이 훨씬 더 막혀 상권도 크게 쇠락할 것으로 상인들은 걱정하고 있다.
이날 찾은 약전골목은 불법주정차로 거대한 주차장이 돼 버렸다. 종로길은 이미 꼬리를 문 차량들의 통과길로 변해 버렸고 차량 진입이 막혀버린 북성로 종로골목은 폐업한 곳이 10여 곳이 넘었다. 실제 지난 8월 개인택시 기사 황하광 씨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변상인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3%가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에 따라 주변 상권이 위축됐다고 답했다.
20년째 약전골목에서 약재상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4) 씨는 "이전에는 밤 9시까지도 문을 열고 손님을 받곤 했는데 지금은 해가 지기가 무섭게 가게 문을 닫는다"며 "오후 6시부터 불법 주정차들이 몰려 8시만 되면 일대가 불법주차장으로 변한다"고 했다.
◆시, 현대백화점 문제 풀어라=또 시민들은 도심 교통난을 부채질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태도에 대해 불만이 크다. 이 때문에 교통전문가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대구시와 현대백화점이 심각해지고 있는 중구 반월당 일대의 교통문제를 푸는데 '책임 있는 정책과 자세'를 보이고, 실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995년 개점한 부산의 한 롯데백화점은 부산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백화점 주차장을 한 달 늦춰 여는 등 교통 분산 대책에 앞장섰다. 또 백화점 주변 교통상황에 대해서도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있다.
대구시의 주차정책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과 부산 등 다른 광역 지자체는 도심 주차 상한선이 서울은 50%, 부산 60% 등으로 대구 80%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
김기혁 계명대학교 교수는 "부산시는 판매시설, 백화점, 예식장 등 사업자가 심의를 받을 때 시설이 문을 연 뒤 두 달여간 교통 모니터링을 통해 경찰과 협의해 문제를 풀고 있다"며 "현대백화점도 주변 셋백 구간(교통 지·정체 완화 구간)을 만들고 주차면수를 스스로 줄이는 등 지역에 봉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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