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의원 전원의 만찬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만찬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표는 영빈관 1층 환담장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안녕하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넸고, 이 대통령도 "잘 있으셨죠"라며 악수를 청했다. 박 전 대표는 사회자가 예정에 없던 건배사를 제의하자 웃으며 "길게 말씀 안 드려도 우리 마음 서로 잘 아니까 짧게 하겠다"며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성공과 18대 국회의 성공을 위하여 건배하겠습니다. 이 뜻을 담아 건배"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인사말에서 '이심전심'이라고 표현한 데 대한 화답이었다. 이 대목에서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건배사를 요청하다니) 사회자, 세네"라고 말해 좌중의 폭소가 터졌다. 2년 5개월 전인 2008년 4월 22일, 이 대통령이 18대 총선 당선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만찬 자리에 박 전 대표가 '친박계 공천 학살'로 참석하지 않은 것과 크게 대조되는 대목이다.
다양한 건배사가 나왔다. 이 대통령이 "당신"(당당하고 신나고)이라고 하면 의원들이 "멋져"(멋지고 가끔은 져주기도 하는)라고 화답했다. 정옥임 원내 대변인은 "마당발"(마주 보는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을 외쳤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이 대목에서 웃으며 막걸리 잔을 부딪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청와대 만찬에 초대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최근 청와대 회동 뒤 그만큼 친이-친박 갈등 구도가 희석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따지고 보면 여러분과 나 사이에 긴 이야기가 필요 없다"며 "이심전심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에 대해 긴 설명이 필요 없는 관계 아니냐"며 친밀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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