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시절 '악바리'로 이름을 떨쳤던 대구FC 이영진 감독의 '악착같은 축구'가 시즌 막판 시동을 걸었다.
대구FC가 3일 대구시민축구장에서 열린 K-리그 정규리그 24라운드에서 '대구 도우미' 부산 아이파크를 2대1로 꺾고 정규리그 홈 첫 승과 함께 9경기 만에 승리를 맛보며 시즌 막바지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이전 경기에서 보기 힘들었던 공에 대한 강한 집중력과 끈질긴 플레이가 돋보였다. 또 대구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 부산과 3번 만나 모두 승리를 거둬 부산의 '천적'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이날 '이영진 표' 축구 선봉엔 김현성과 조형익이 섰다. 투톱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김현성은 전반 16분 골문 앞에서 조형익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 선제골이자 올 시즌 자신의 첫 골을 성공시켰다. 김현성은 경기 내내 파이팅과 투지 넘치는 인상적인 플레이로 대구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반 6분엔 골키퍼로 향하는 공을 잡기 위해 쇄도하다 골키퍼와 부딪쳐 경고를 받긴 했지만 적극적이고 거침없는 플레이로 대구에 파이팅을 불러 일으켰다. 곧이어 상대 골키퍼가 차 내는 공도 끝까지 달려가 발을 갖다 대는 등 포기하지 않는 투지로 팀 사기를 높였다. 전반 33분에도 상대 수비수를 끝까지 물고 넘어지며 결국 공을 빼냈고 반칙까지 얻어냈다. 올 1월 FC서울에서 임대 선수로 대구 유니폼을 입은 김현성은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장 만에 이날 자신의 첫 득점을 만들어내며 대구 홈 첫 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조형익도 '이영진 표'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조형익은 전반 40분 하프라인 넘어 연결된 패스를 골키퍼 앞까지 몰고 가 일대일 기회에서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에 걸렸다. 그러나 조형익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쇄도, 골키퍼와의 경합에서 공을 빼내 결국 골로 연결시키는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조형익은 올 시즌 부산전 3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는 '부산 저격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영진 대구FC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 승리, 팬들의 성원에 대한 열정을 저버려선 안 된다고 얘기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과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오늘 경기에서 나타난 것 같다"며 "특히 모험이긴 했지만 김현성을 기용했는데 골도 넣고 끝까지 최선 다해 만족한다. 경험도 없고 나이도 어리지만 스스로 가능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규리그 홈 첫 승이다. 그동안 기다려 주고 격려, 성원해준 서포터스와 팬들에게 늦었지만 보답할 수 있어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프로축구 전적
▷3일 경기
대구FC 2-1 부산 아이파크
△득점=김현성(전16분) 조형익(전40분·이상 대구) 박희도(후32분·부산)
전남 2-1 강원
제주 3-2 경남
서울 2-0 인천
▷2일 경기
울산 5-1 대전
전북 0-0 광주
◇2010 K-리그 중간순위(4일 현재)
순위 팀 승점 승 무 패 득 실 차
1 제주 50 15 5 3 45 22 23
2 서울 46 15 1 6 45 19 26
3 경남 42 12 6 4 33 21 12
4 성남 41 12 5 5 38 20 18
5 울산 41 12 5 6 36 26 10
6 전북 38 11 5 6 43 32 11
7 수원 31 9 4 10 33 38 -5
8 부산 28 7 7 9 32 31 1
9 인천 27 8 3 11 36 40 -4
10 전남 25 6 7 9 36 41 -5
11 포항 23 5 8 9 32 42 -10
12 강원 20 5 5 13 28 44 -16
13 대전 19 5 4 13 22 42 -20
14 광주 18 3 9 10 14 33 -19
15 대구 16 4 4 15 24 46 -22
※순위는 승점-득실차-다득점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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