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000선 시대를 다시 맞을 수 있을까?'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선을 그리면서 머나먼 고지처럼 여겨졌던 지수 2,0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고 국내 기업 실적 호조와 글로벌 자금의 유입 등 3박자가 어우러진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내로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경계심과 4분기 기업 실적 둔화, 원화 가치 상승 등 변수도 적지 않다.
◆코스피 2,000선 찍을까
코스피지수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6 포인트(0.41%)오른 1,884.49로장을 시작했다. 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과 사상 최대로 예상되는 3분기 기업실적에 힘입어 연내에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인 기업실적이 긍정적이고, 외국인들은 달러화 약세로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1일에도 4천544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1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돌파한 지난달 10일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3조8천억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경기 둔화와 더딘 실물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여전히 10배 미만으로 낮다는 점도 지수 2,000선 시대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4분기 기업실적이 고점을 찍고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이미 증시가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는 시장의 평가도 존재한다. 최근의 원화 강세도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이 1천100원 수준까지 내려가면 국내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수출기업들을 중심으로 조정이 진행되고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불경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수 2,000은 거품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다면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의 120% 수준에 달하게 되지만 현재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이 이미 GDP의 96~97%로 미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개미, 상투 잡을라
장밋빛 전망이 대세지만 작은 흐름에도 일희일비하는 개미들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주가지수가 잔물결을 타고 있고 주도 업종이나 종목도 자주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지난 5월 25일 1,560을 기록한 이후 이달 1일 1,876을 기록할 때까지 3번이나 5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단기간에 이리저리 사고 팔았다간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파는' 일을 거듭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연 저점이었던 2월 8일부터 이달 1일까지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하이닉스는 3.46% 오르는 데 그쳤고 삼성생명, 한국전력은 손해를 봤다. 반면 가장 많이 팔아치운 현대모비스는 74.50% 급등했고 현대제철과 OCI, 현대중공업, SK에너지는 각각 47.44%, 114.29%, 50.60%, 47.39% 올랐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꾸준히 늘어나고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업종 대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실제 올 들어 이달 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 지수는 11.95%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11.85%, 중형주는 8.63%에 그쳤고,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3.60%로 역주행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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