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은 노인의 날이었다. 우리 나라가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복지와 노인성질환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노후의 경제적 불안감을 해소할 노인 일자리 창출은 복지정책의 근간이 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노인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지만 정책의 효율성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006년에 개원했고 올 초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된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민진암(53·사진) 대경지역본부장은 노인 일자리 창출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올해 정부는 2천600억원을 들여 전국 60세 이상 노인 2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습니다. 공공 분야엔 지하철안전지킴이, 학교안전지킴이, 급식도우미, 노(老)-노(老) 케어 등이 있었고 민간분야에선 각 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가게나 주유원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들의 보수는 주 3일 근무에 하루 4시간 근무하는 파트타임제로 월 20만원이 지급된다. 하지만 평균 경쟁률은 5대 1로 절대 다수의 노인들에게 돌아가는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2007년 노인인구는 대구 23만 명, 경북 40만 명으로 올해 지역에서 일자리 혜택을 입은 사람은 약 3만 명 선에 그쳤다.
"퇴직 후 노인들이 가장 원하는 게 일자리입니다. 현재 65세가 넘는 노인들은 연금혜택이 있는 공직 및 교직 퇴임자(5%선)를 제외하곤 그리 많이 배우지도 못했고 또 평생을 자식에게 뒷바라지하느라고 정작 자신들의 노후설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은 형편이죠."
우리 나라 전체 노인들의 85%는 학력이 고졸 이하이고 이 중 75%는 중졸 이하의 학력 소유자들이다. 또 이들 중 20%는 거동이 불편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직장을 나오고 난 후 재취업이나 취업을 위한 교육 등도 쉽잖다.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기는 더더욱 힘든 상황이라는 게 대다수 노인들의 하소연이다.
한 노인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용돈이 월 20만원 이하인 노인들이 전체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자리 참여 노인의 평균 나이는 71세로 대구의 경우 97세의 최고령 노인도 있다.
"노인 일자리는 전국에 산재한 약 1천여 개소의 노인복지관, 시니어클럽, 일선 주민센터, 사회복지관, 대한노인회취업지원센터 등을 통해 공개모집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에게 월 20만원이 지닌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죠. 쪼들리는 노후생활에 대한 힘겨움으로 자살을 기도했던 한 노인은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뒤 첫 월급을 받고 '새로운 삶의 보람을 찾았다'고 술회할 정도입니다."
정부는 2015년까지 30만 개(정부 지원 20만 개·민간 분야 1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내년부터 퇴직자 중심 단체를 설립해 모기업 연계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직능시니어클럽 활성화 지원'과 일정기간 인턴실습 후 계속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시니어인턴십 프로그램' 및 일자리 창출 전문기업을 설립하는 '고령자 친화형 전문기업'을 주요 중점사업으로 펼칠 예정이다.
실제 서울 보광패밀리마트는 '시니어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상품 계산원을 노인들로 채워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또 노인에게 적합한 직종을 중심으로 아예 회사를 창업하는 '고령자 친화형 전문기업'의 경우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대경지역본부(053-759-1900)에 연락하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민 본부장은 "개발원이 지원하는 시책은 정부의 재정지원 단절로 일자리가 소멸되는 악순환의 반복을 끊기 위한 것"이라며 "노인 일자리가 늘어날수록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노인대상 의료보험비용도 줄어든다"고 밝혔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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