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탈춤축제 지역민 반응은 썰렁

'2010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3일 끝났다. 2년 만에 마련된 이번 축제장에 112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축제장을 찾거나 축제에 참여했던 지역민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왜 일까?. 관람객 집계에 대한 불신도 깊다. 안동경찰서의 내부 보고 관람객수는 67만 명. 그마저도 후하게 쳤다는 뒷말이다. 언급은 안했지만 공식 발표의 절반 정도쯤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예년에 비해 학생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줄었다. 주차장에는 학생들을 싣고 온 대형버스들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평일에는 곳곳의 체험부스들이 개점휴업 상태였다. 어느 운영자는 "첫 주말과 휴일에는 하루 수백만원의 체험상품이 판매됐는데 평일에는 하루 10만원도 못 팔았던 날이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비싼 체험료와 음식값이 비난을 샀다. 축제장이 너무 상업적으로 운영됐다는 말이다. 차라리 식당 임대료를 지원하고 음식값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축제장 곳곳에는 '마스크 숍'이 마련됐다. 하지만 2008년 축제장에서는 당연히 '탈'을 써야 하는 것으로 인식됐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탈을 쓰고 축제장을 다니는 관광객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2년 전 초등학교와 주민자치센터 등에 탈만들기 강사를 파견하는 등 '나만의 탈'을 만들어 쓰고 축제장을 찾도록 조성했던 분위기가 사라져 버린것 같아 안타까웠다.

탈춤공연장 운영에서도 문제가 나타났다. 1일권으로 사용 가능한 입장권 1장으로 공연 첫 회에 입장하면 마지막까지 볼 수 있다. 이는 관람객 회전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관람객이 빠져나오지 않아 멀리서 온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 돌아가는 일이 빚어지기도 한 것.

특히 조직위가 관람객을 위한 보험가입과 달리 공연자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상해 대책을 세워놓지 못했다. 공연에 참가했던 모대학 학생 1명이 인형극 공연이 끝나고 돌연사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안동시와 축제조직위는 이 학생에 대한 아무런 보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화계 한 인사는 "40억원이 넘게 투입되는 축제에 번듯하게 내세울 공연이 없다. 시설에 너무 많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것 같다"고 했다. 내년에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3년 동안 지원받아 오던 국비 8억원, 도비 4억원 등 12억원을 지원받지 못한다. 축제 축소나 시비 추가 부담이 필요하다. 내실있는 축제 준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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