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싱커페이션

우영규 산문집/책나무 펴냄

모든 사람이 같은 욕망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모든 사람이 행복하지도, 모든 사람이 불행하지도 않다. 필생의 욕망을 달성했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며 이루고자 한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것도 아니다. 기쁨과 행복은 사람에 따라, 마음먹기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띠기 마련이다.

시인 우영규의 산문집 '싱커페이션'은 여러 시인들의 시를 통해 '세상을, 삶을 바라보는' 글들이다. 시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 혹은 감상은 아니다. 여기서 여러 시인들의 '시'는 다만 막힌 벽에 뚫린 '창'(窓)이며 지은이 우영규가 그 창을 통해 내다보는 세상은 시를 쓴 시인이 염두에 둔 세상이 아니다. 우영규는 다만 창문을 통해 '여유롭고 행복한 눈으로' 자신을 내다볼 뿐이다.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라도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노천명의 '푸른 오월'- 중에서.

이 시를 두고 지은이 우영규는 태양이 찬란하게 부서지던 날, 어느 산모퉁이에서 넋을 잃고 보았던 나뭇잎을 기억해내고 그 시절을 곱씹는다. 그리고 입추의 여지없이 빽빽한 일상을 다시 돌아보고, 패잔병처럼 늘어진 자신을 본다. 그리고는 '나는 행복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싱커페이션'을 펴면 지은이가 녹아들었던 다양한 시와 그 시를 앞에 두었던 한 시인의 세월을 읽을 수 있다.

시인 우영규는 칠곡에서 태어나 1984년 대한매일 신춘문예, 1985년 문공부 공보지에 수필 발표, 1989년 시맥문학 추천 등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인애'(人愛) '여왕개미와 도동댁'이 있다. 179쪽, 8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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