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간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7일 오후 6시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시작된다. 올 플레이오프는 마운드를 앞세운 삼성의 '방패'와 화끈한 방망이로 무장한 두산의 '창' 전쟁으로 요약된다. 두 팀은 서로 다른 스타일의 야구를 펼쳐왔지만 엇비슷한 점도 많다. 두 팀 모두 '원투 펀치'를 빼면 뒤를 받쳐줄 확실한 선발진이 없다. 여기에다 두 팀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점에서 닮았다. 승부의 향방을 가릴 1차전 선발투수로 삼성은 차우찬, 두산은 홍상삼을 예고했다. 긴 휴식 기간을 가진 삼성이 1차전 선발투수를 고르고 골랐다면, 준PO 통과에 전력을 다했던 두산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고르고 고른 차우찬
삼성 차우찬의 1차전 선발은 예상을 깬 파격적 승부수다. 차우찬이 사실상 에이스 장원삼을 제치고 1차전 선발을 낙점 받은 것은 정규 시즌 승률왕이란 점이 있지만 그만큼 구위가 좋기 때문이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선발투수 엔트리 제출 마감까지 고민했으며 컨디션이 가장 좋은 차우찬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위기 때면 제구력이 흔들리며 도망 다니는 피칭을 했던 차우찬이 불과 1년 만에 선 감독의 믿음을 얻은 데는 이유가 있다. 차우찬은 올 시즌 중반 이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37경기에서 10승2패 2홀드 평균자책점 2.14, 승률 0.833. 데뷔 처음으로 10승 고지를 밟았고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승률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150km 가까운 직구와 낙차 큰 커브,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시즌 두 번이나 9이닝을 책임졌다.
두산을 맞아서는 3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 3.75로 자신의 평균 기록보다는 다소 저조했지만 대구구장에서는 16차례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1.75로 강했다. 포스트시즌 선발은 첫 경험이다. 2008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상대로 불펜으로 4경기에 나서 2.2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동안 차우찬은 두산의 중심 타선(김동주 4타수 1안타, 김현수 7타수 1안타, 최준석 4타수 무안타)을 확실히 요리했지만 하위 타선(손시헌 5타수 2안타, 양의지 5타수 5안타)엔 약했다. 차우찬은 "믿고 맡겨줘 감사하다. 기분은 좋지만 부담감도 있다. 자신 있게 던지겠다. 5회까지만 잘 막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지 않게 준비했고, 컨디션 조절을 잘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어쩔 수 없는 선택, 홍상삼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로 나온 신예 홍상삼에게 1차전 선발 중책을 맡겼다. 1선발 히메네스(1, 4차전)와 2선발 김선우(2, 5차전)를 5차전까지 치르며 소진한 탓이다. 홍상삼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이닝 동안 5실점(4자책)했다. 5회 6대3으로 앞선 무사 1루서 승리투수 요건을 눈앞에 두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홍상삼으로선 두산이 대역전극을 펼치며 지난해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1년 만에 큰 경기 선발을 맡게 됐다. 당시 홍상삼은 SK 타선을 맞아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올 시즌 성적은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9승을 거두며 기대감이 높았지만 올 시즌에는 30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 6.42로 다소 부진했다. 삼성을 상대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홈런은 3개 허용했다. 대구구장에서는 2경기 10.2이닝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최형우(5타수 1안타)를 잘 막았지만 박석민(6타수3안타) 박한이(3타수 2안타) 조동찬(6타수 2안타)을 제압하지 못했다. 홍상삼은 "내가 승리를 거두지 못해도 뒤에 형들이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 올해 삼성에 부진을 보인 것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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