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체결된 한·EU FTA(자유무역협정)를 놓고 국내 산업 분야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고관세 품목인 섬유와 기계, 전기전자 등 대구경북의 주력업종은 미소를 짓는 반면, 기술력이 우리보다 한 수 위인 정밀기계, 전자의료기기, 소형가전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관세였던 농축산물 관세장벽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경북 양돈 농가를 중심으로 농축산물 분야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현재 흑자를 보이고 있는 대구경북 대 EU 교역규모(2009년 기준)의 무게 추도 어디로 기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영상기기·섬유 수혜
이번 FTA 협정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 분야다. 현재 10%의 관세를 물고 있는 자동차는 5년 뒤부터 모든 관세가 없어져 한국 중소형 차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 결국 이는 자동차 부품 산업의 메카인 대구에도 선순환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지역 부품업계 관계자는 "한·EU FTA 협정 발표로 지역 부품회사들은 EU 완성차 생산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납품할 기회가 늘어나고 한국 완성차를 통한 간접수출도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섬유업계도 장밋빛 전망을 내 놓고 있다. 현재 관세율이 12∼17%인 섬유의 경우, 주요 경쟁국인 중국, 터키, 인도 등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화섬소재와, 화섬의류 등의 수출확대가 기대되는 것.
관세가 14%나 되는 TV와 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제품도 앞으로는 유럽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고 또 TV, 영상기기 및 가전제품(14%) 등의 관세율도 높기 때문에 수출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산물·정밀기계·고급의류는 타격
상대적으로 EU보다 기술력이 낮은 정밀기기 분야 등은 '가시밭길'이 될 공산이 크다. 이 분야는 전통적으로 유럽이 고급·원천기술을 많이 갖고 있는데다 그간 국내에서는 많은 양을 수입해 의존한 터라 체질이 약하다는 것. 특히 최대 25% 수준의 관세가 10년에 걸쳐 철폐되는 돼지고기는 수입물량이 점차 늘어나 양돈농가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북의 경우 이번 협정으로 돼지고기 102억원, 낙농유제품 100억원, 포도 117억원, 사과 68억원, 복숭아 56억원 등 생산액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춘근 대구경북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EU간 FTA 협정으로 고관세 품목인 섬유와 기계, 전기·전자 등 지역 주력업종에는 도움을 주지만 유럽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는 정밀기계, 전자의료기기, 소형 가전 등은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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