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나들이가 잦은 계절이다. 그러나 이름난 유원지나 행락지를 찾았다가 호객행위에 꼬여(?) 식당에 들렀다 형편없는 음식을 대하고 불쾌한 경험을 할 때가 종종 있다. 행락지 내 일부 식당의 경우 단골손님보다는 뜨내기 손님이 많다보니 음식의 맛보다는 호객행위나 겉모습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대구 동구 효목동 동촌유원지 내에 있는 돼지고기 전문점인 '오감'은 맛과 정성으로 유원지 음식점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는 일반 손님이나 행락객보다 단골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식당을 개업한 지 1년 정도 됐지만 벌써 입소문을 타 대구 동구의회 직원들도 이곳에 자주 들러 식사를 하곤 한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오감이라는 식당 이름에 걸맞게 미각, 촉각, 청각, 시각, 후각 등 오감이 즐거워진다고 입을 모은다. 쫀득쫀득하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고기 맛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스테이크처럼 미각을 자극한다. '고기는 재료가 좋아야 맛있다'는 것이 김정배(50) 사장의 요리 철학이다. 그래서 특별히 재료에 신경을 써고 있다. 재료로 사용되는 돼지고기는 무게 80kg 내외의 암돼지만을 고집한다. 너무 살찐 돼지는 텁텁한 냄새가 나고, 살집이 없는 돼지는 돼지고기 고유의 고소한 맛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매일 경남 창원에서 고기를 사와 양파, 마늘, 사과 등으로 특별 제조한 양념장에 버무려 3일간 숙성시킨 후 식탁에 올린다. 밑반찬도 푸짐하다. 김치 등 각종 야채가 가격 급등으로 식당가에서 내놓기를 꺼려하고 있지만 이곳 식탁에는 넉넉하다. "야채값 폭등으로 마진율이 10% 이상 내려갔지만 손님들에게 푸짐한 식탁을 제공해야 한다"는 김 사장의 넉넉한 마음 때문이다. 휴일에도 자주 찾는다는 김주현(36) 동구의회 사무국 직원은 "고기에서 잡내가 나지 않고 밑반찬이 좋아 자꾸 입맛이 당긴다"고 했다.
동촌 유원지 내에 위치해 눈도 즐겁다. 특히 요즘처럼 가을이 깊어지면 야외 데크에서 가을이 익어가는 풍경을 눈으로 직접 즐길 수 있다. 식당 안에서는 은은한 음악이 항상 흐른다. 잔잔히 흐르는 클래식 음악을 듣다보면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동안 레스토랑을 운영해 왔던 김 사장이 업종을 바꿨지만 레스토랑 운영 당시의 노하우와 관심을 고스란히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악은 특별히 김 사장이 직접 선곡을 한다. "처음 이곳에 들렀을 때 레스토랑인 줄 착각했다"는 강은정(28) 의회 직원은 "동촌유원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다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가 나 전혀 고기집 같지 않은 점이 매력이다"라고 했다.
또 일반 돼지갈비식당보다 두 배 정도는 큼직한 갈비뼈가 나온다. 그래서 두 손으로 갈비를 잡고 뜯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기를 사과, 배 등 과일을 넣은 양념장으로 3일 동안 숙성시키기 때문에 불판에서 고기가 익어갈 때면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한 향과 더불어 향긋한 과일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돼지고기 전문점이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따로 특별히 주문하는 것이 있다. 바로 된장찌개. 일부 단골 손님들은 된장찌개를 먹기 위해 이곳을 찾기도 한다. 진하게 우려낸 멸치국물과 청양고추 등이 들어가 있어 맛이 진하고 매콤'시원하다. 김 사장은 "고기를 먹고 제대로 된 된장찌개를 먹어야 손님들이 잘먹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된장찌개를 만드는 데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맛있는 된장찌개를 손님에게 내놓기 위해 전문 요리사도 따로 두고 있다. 단 된장찌개 정식은 점심 때만 서비스 되고 있다.
손님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자리마다 칸막이를 마련해 가족단위나 연인들만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양념돼지갈비(200g) 6천500원, 생삼겹살 7천원, 목살 6천원, 막창 6천원, 불고기 정식 7천원, 갈비찜 1만5천원, 갈비전골 1만5천원.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shah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