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우] "전화 한통으로 종류·생산지·등급 알 수 있죠"

한우고기를 구입하거나 고깃집에서 먹을 때 가장 의문스러운 것이 '이 쇠고기는 진짜 한우일까' 또는 '이 쇠고기는 진짜 ○○한우 고기일까'다. 이런 의문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쇠고기 이력제'가 그것이다. 이 제도는 쇠고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유익한 제도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 '쇠고기 이력제'를 비롯한 한우고기와 관련해 소비자들이 궁금할 만한 것들을 정리해봤다.

▶한우 이력 정보 확인은?

얌체 유통상들로 인해 가짜 한우를 구입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잖다. 또 일반 한우가 인지도가 높은 '○○한우'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가 이 같은 속임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 쇠고기이력제다. 국내에서 태어난 모든 소는 출생과 동시에 12자리의 고유 개체식별번호가 부여된다. 이 개체식별 번호로 알 수 있는 정보는 소의 종류와 생산지, 등급 등을 비롯한 모두 10가지다.

이력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은 휴대폰 다이얼에 '6626'(육류이력)을 입력한 뒤 인터넷 접속키를 누르면 번호 조회창이 나타난다. 여기에 12자리 번호를 입력하면 쇠고기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안심장보기'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으면 이력을 조회할 수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의 메뉴 중 '쇠고기 이력조회'를 활용하면 개체식별번호 입력이나 바코드 스캔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한우의 육질등급은?

한우의 육질등급은 1죘죘, 1죘, 1, 2, 3, D 등 6단계로 나뉜다. 등급판정 확인서를 꼭 첨부해야 하는 부위는 등심과 채끝, 안심, 양지, 갈비 등 5가지다. 다른 부위는 자율적으로 육질등급을 표시하게 돼 있어 대부분 이 5가지 부위의 등급을 따른다.

쇠고기 부위는 육질등급을 표시하는 5가지 부위를 포함해 목심, 우둔, 앞다리, 설도, 사태 등 10가지로 크게 나뉜다. 하지만 육질등급의 판정기준인 피하지방 색깔과 탄력은 맛과 별 관련이 없다. 숙성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쇠고기 맛이 좌우된다.

흔히 갓 잡은 쇠고기가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도축 후 48시간까지는 사후강직(동물의 도살 직후, 약간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근육의 pH가 낮아져서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지는 현상)이 일어나 질기다.

▶맛 등급 곧 탄생

육질등급은 한우고기의 맛과 관련이 없어 소비자들은 먹어보기 전에는 맛있는지를 알지 못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맛 등급 시스템'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2001~2002년, 2006~2009년 두 차례에 걸쳐 한우 84마리를 3만2천200명에게 부위별로 다양하게 요리해 시식하게 한 다음 다즙성과 연도, 향미, 기호도, 만족도 등으로 나눠 점수로 평가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부위별 특성이나 요리법에 따라 맛 등급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축산과학원 연구팀은 소비자 조사로 만든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한우 맛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예를 들어 생산현장에서 한우 몸무게와 골화도(나이), 등심 피하지방 두께, 근내 지방도, pH, 부위, 숙성 온도와 기간 등과 같은 여러 정보를 입력하면 스테이크와 구이 등으로 요리했을 때 얼마나 맛있는지를 '대단히 우수', '매우 우수', '우수' 등으로 예측한다.

농촌진흥청 축산물이용과 조수현 연구사는 "이달 내에 협의를 거쳐 올해 중으로 한우 브랜드 한 곳을 뽑아 시범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제 소비자가 원하는 고기를 편리하게 고를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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