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란 속담이 있다. 이는 무슨 일이든 시작 시점이 중요하단 것을 강조하는 의미일 게다.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말도 있다. 왜 '삼천포'라는 지명이 사용됐는지는 식견이 부족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하여튼 중도에 엇길로 간다는 의미는 틀림없는 것 같다. 직업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외길 파기' 인생은 드물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전자의 경우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기의 직업에 전념하는 '외길 파기' 삶을, 후자는 자의든 타의든 이'전직하는 경우를 뜻한다고 봐도 되겠다.
사주에 나타나는 직업관이 뚜렷한 사람은 하나의 직업에 만족해 가며 살아간다. 예컨대 학자의 명(命)이 뚜렷한 사람은 그 길에 평생을 건다. 공직자의 명을 타고난 사람은 공직에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충실하다. 이런 사람들은 운이 나빠 크게 출세를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다. 반면 학자의 명을 타고난 사람이 자영업을 하면 자기의 삶이 불만족스럽다. 당연히 성취도도 떨어진다.
명리학에선 자신을 나타내는 오행이 강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야 주체성이 강화되고, 모든 일에 자신감도 생긴다고 본다. 이런 사람은 시류(時流)나 다른 사람의 의견에 쉽게 동화되지 않는다. 여기에다 직업관까지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어릴 때부터 자기가 나아갈 길을 스스로 찾는다. 반면 자신이 약한 사람은 시류에 흔들린다. 귀가 얇다는 얘기다.
첫 직업선택은 사회진출시기의 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직업관이 달리 나타난다고 해도 사회진출시기의 운이 관성(官星)이라면 공직이나 일반 직장 진출에 관심이 많아지고, 재운(財運)이라면 사업 쪽에 관심이 높아진다. 그러나 엇길로 나갈 확률은 비교적 적다. 문제는 자신이 심약할 경우다. 직업관이 뚜렷하다 해도 잘 찾지를 못한다. 나무하러 산으로 가다 친구 따라 시장으로 향하는 꼴이다. 귀가길 빈 지게엔 아무 것도 없다. 그러다 보면 남는 것은 갈등뿐이다. 운이라도 그럭저럭 그쪽으로 흐른다면 다소나마 성취감을 맛볼 수 있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불평 속에서 생활하거나 도중에 이'전직을 한다. 이런 사람은 경험을 위안으로 삼으면 몰라도 실리적으론 그 기간만큼 손해다. 때로는 부업(副業)으로 모자라는 만족감을 보충시키기도 한다.
자기의 본분을 안다는 것은 어렵다. 더욱이 현실과의 괴리감도 있다. 인간의 지능은 무한한 것이라 무슨 일을 해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자신이 갖고 있는 '그릇'의 종류나 크기를 안다면 아는 만큼 이익이다. 직업선택엔 첫 단추가 중요하다. 이 바쁜 세상에 '삼천포'에서 굳이 헤맬 일은 없지 않은가.
명리연구원 희실재 원장
chonjjja@hanmail.net 010-8780-4045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