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오미자처럼 우리부부 사랑도 빨갛게∼

경북 의성군 신평면 덕봉리 일명 멸골의 8, 9부 능선(해발 약500m)에 완만한 경사지로 조성된 오미자 농장. 이곳 5천 평 규모의 농장은 김재화(50)·이계향(48) 씨 부부가 고향을 지키며 땀과 노력으로 일궈놓은 삶의 터전이다. 이들 부부는 요즘 붉게 익은 오미자 열매 수확을 위해 아침부터 바구니와 상자를 실은 화물트럭을 몰고 1km가량 떨어진 농장으로 분주하게 향한다.

김 씨 부부는 "올 봄에 냉해로 인해 꽃이 보름정도 늦게 피어 오미자 따는 시기도 그만큼 늦어졌다. 추석날도 차례만 지내고 와서 열매를 따고 있다"며 한 송이라도 더 수확하기 위해 손길이 바쁘다.

김 씨 부부가 오미자 재배를 시작한 지는 올해로 15년 째. 오미자 불모지나 다름없던 시절에 혼자서 동분서주한 고생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했다.

첫해 마른(건) 오미자를 수확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대구 약전골목에 두 번이나 방문했지만 경매 방법을 몰라 발길을 돌렸고, 건 오미자 600g(1근)을 들고 인근 안동시내와 의성읍내 약재상과 건재상도 거의 다 다녀봤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의 노력에 의성의 한 상회의 사장과 인연이 되어 몇 년 전까지 건 오미자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문경 오미자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이후부터는 대부분을 생 오미자로 수확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이곳 농장과 인근 1천평에서 수확하는 생 오미자를 합하면 매년 생산량이 8~10톤에 이른다고 했다.

김 씨는 "매년 농자재 값과 인건비는 올라가는데 농산물 가격은 제자리걸음이고 일철에 사람을 구할 수 없어 답답하다"며 "오미자는 보기보다 해걸이가 심한데 3년생에서 가장 수확량이 많고 5년이 넘으면 묘목을 캐내고 새로 심어야 한다"고 귀띔해준다.

그는 오미자가 인기를 끌면서 묘목을 가꾸어 판매해 한때는 수입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자신이 힘들게 공부하며 배운 모든 묘목 재배 노하우를 인근 농가에 무료로 가르쳐주고 있기도 하다.

김 씨의 오미자 밭에는 300평당 묘목 1천주를 심는데 오미자를 심은 골과 골 사이의 폭은 2m로, 바닥은 부직포를 깔아 잡초가 자라는 것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또 묘목 높이는 2.5m를 유지, 통행 및 환풍과 작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태풍이 와도 쓰러지지 않도록 튼튼한 철주와 와이어를 연결했고 수확한 오미자를 쉽게 운반하기 위해 밭 중간에는 경운기가 다닐 수 있도록 도로를 만들어 놓았다.

김 씨 부부는 오미자 6천여 평 외에도 마늘, 고추 등 1만여 평에서 연소득 7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부농의 꿈을 일궜다.

김 씨는 "오미자는 지대가 높을수록, 토질이 좋을수록 수확량에 차이가 나는 고랭지 작물이에요. 병충해에 상당히 강한 작물"이라며 "품질개량을 위해 우수한 오미자 몇 송이를 따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친환경 농업인증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권오섭시민기자 imnewsmbc1@korea.com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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