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교 막자" 서라벌초교 총동창회 애틋한 모교 사랑

63년 전통 불구 전교생48명 폐교위기 가속…학생 =32명 수학여행 보내

"학교가 없는 동창회는 의미가 없습니다. 학생들이 '최고의 학교를 졸업했다'는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동창회에서 적극 뒷바라지하겠습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 안에 위치한 서라벌초등학교(교장 정수암) 4, 5, 6학년 학생 32명이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이 학교 총동창회(회장 김중곤)가 어린 후배들을 위해 수학여행 경비(500만원가량) 전액을 지원해 6, 7일에 1박2일 일정으로 서울과 수원, 천안 독립기년관 등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전교 학생회장 박승진(6년) 군은 "후배들과 같이 여행을 다녀와 재미가 있었다"면서 "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적은 만큼 학생 모두가 형제, 자매와 같은 정을 나누고 있다"며 어른스런 대답을 했다.

총동창회가 학생들의 수학여행 경비 전액을 지원했지만 학생들의 사정이 딱해서 여행경비를 지원한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매력을 갖도록 하고 다니고 싶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 동창회가 발벗고 나선 것이다.

경주관광 1번지인 보문단지에 위치했지만 다른 농촌학교들처럼 서라벌초등학교 역시 갈수록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다. 전교생은 48명이 전부다. 게다가 이날 수학여행을 다녀온 4, 5, 6학년 학생들이 32명이니까 1, 2, 3학년은 16명뿐이어서 폐교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김중곤 총동창회장은 "다니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경주시내 학생들이나 타 지역 학생들이 유학을 올 수 있도록 만들어 63년의 학교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 동창회의 '학교 살리기' 다음 목표는 최근 인기 있는 골프특기 학교를 만든다는 것이다. 서라벌초등학교 인근 500m에는 디아너스, 신라, 경주, 보문골프클럽 등 4개의 골프장이 있다. 총동창회와 학교 측은 이들 골프장과 특기생 육성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의 중에 있어 서라벌초등학교 출신의 골프선수가 배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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