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의 훈풍이 불고 있지만 대구경북에는 '남의 일'이나 다름없다. 살아난다는 경기 회복의 온기가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가계 신용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취업자 수는 늘고 있지만 경제활동 참가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지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빈부의 양극화도 확대되고 있는 형편이다.
◆일할 곳이 없다
일자리가 없다는 점은 지역민들을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대구의 취업자는 116만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천명 늘었다. 그러나 경제활동참가율은 58.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84만8천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3만6천명(4.4%) 증가했다. 경기는 회복세지만 일자리가 없다보니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난 셈이다.
취업자 수도 제조업과 전기·운수·창고·금융업 등이 5만명이 늘어난 반면, 다른 산업 분야에서는 취업자가 줄었다. 특히 자영업주는 8월 말 현재 26만5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만1천명(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와 직결되는 도소매·음식숙박업과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의 취업자도 각각 2만6천명이 줄어들었다.
◆빚더미에 앉는 서민들
돈 벌 곳이 없다보니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생계형 가계 대출 수요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지역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지난해 말 20조5천327억원에서 4월 말 20조1천950억원으로 줄었다가 5월 20조3천621억원, 6월 20조3천660억원, 7월 20조3천404억원 등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지속적으로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계자금을 위한 대출은 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빚 부담에 못이겨 도움을 요청하는 지역민들도 늘어날 조짐이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개인워크아웃 상담자 수는 지난 7월 274명에서 8월 들어 317명으로 증가했다. 프리워크아웃 상담자 수도 올 3월 13명에서 6월에는 35명, 7월 33명, 8월 25명 등으로 늘었다.
◆'경기 괴리 현상' 구조적 문제로 고착
전문가들은 경기지표와 체감지표의 온도 차를 경기 괴리 현상의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경기 회복의 과실이 골고루 분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풍부한 유동성은 대기업과 수출기업에 집중되고 중소기업이나 서민까지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 이춘근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경공업 위주의 수출 구조였던 한국 경제가 대기업, 고부가가치 산업 수출 중심으로 바뀌면서 경제 성장이 내수 활성화와 고용 창출로 직결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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