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창] 외계 생명체

유엔이 사상 처음으로 UFO(미확인 비행물체) 대사를 임명했다고 영국의 일간지가 지난달 26일 보도했다. 초대 대사에는 유엔우주사무국(UNOOSA) 국장인 오트만 씨가 임명되었고 지난 1967년 체결된 우주협정에 따라 오트만은 지구 대표로 외계인을 맞이하고 외계인과의 접촉으로 발생할지도 모를 감염을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도 맡는다고 한다.

유엔우주사무국은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직원 수 27명의 소규모 사무국으로 우주 이용에 관한 국제협력 증진, 우주과학기술 이용 촉진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오트만 대사는 "외계인과의 접촉 가능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이 외계인 탐사를 목적으로 케플러 궤도 망원경을 설치하고 이들이 보내는 메시지를 수신하기 위해 라디오 수신 장치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틀 후인 28일 유엔우주사무국은 자신들이 인터뷰한 내용을 갑자기 부인하는 성명을 내고 사무국은 현재 맡고 있는 업무를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아리송한 행보를 보였다.

이렇게 이상한 태도를 보이는 곳은 유엔만이 아니다. 작년 연말에는 오바마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맞추어 오바마 행정부의 외계 생명의 실재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었다. 그랬다가 해가 바뀌자 중요한 순간에 대통령의 지지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하는 관리들의 의견에 밀려 발표가 연기되었다는 소문이 다시 떠돌았다.

지난달 초에 우주창조론을 반박하는 내용의 책을 출간해 파문을 일으켰던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도 금년 봄에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외계생명체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주에는 약 1천억 개의 은하계가 존재하며 각각 수억 개의 별들이 있는데 이렇게 광활한 공간에서 진화한 생명체가 어떻게 지구에만 존재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외계인과의 만남은 피하라면서 외계인이 지구를 찾을 경우 적대적인 성향을 보일 것이며 지구의 자원을 빼앗아 갈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하였다.

바로 며칠 전인 이달 1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우주물리학자들이 생명체가 살고 있을 만한 가까운 행성으로 '글리즈 581'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구로부터 약 20광년쯤 떨어져 있는 이 행성은 기후와 중력도 지구와 비슷하여 만일 우리가 그곳에 갈 수 있다면 별 어려움 없이 서서 걸을 수 있을 것이란다.

이렇게 외계생명체에 관련한 내용들이 잇달아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금방이라도 외계인이 실재한다는 공식 발표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들지만 또 한편으론 한숨이 나온다. 이제껏 의사들은 태초 이래로 남자와 여자, 이렇게 두 가지 모델의 인간만을 공부하고 치료하기에도 벅찼다. 그런데 이제는 외계의 생명체까지, 그리고 그들이 가져올 병까지도 공부하고 치료해야 하나 하는 하릴없는 걱정이 앞선다.

정호영 경북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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