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시내버스가 또 멈춰섰다. 임금 인상과 근무 일수 단축을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으로 9일부터 사흘째 시민의 발이 묶인 것이다. 경북 도내에서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으면서도 불법 유류 보조금 수령, 비자금 조성 등 온갖 비리로 얼룩져온 경주 시내버스가 올해도 어김없이 파업으로 멈춰서면서 회사와 노조, 경주시에 대한 시민의 불신과 분노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지난 2006년 금아버스그룹으로 통합된 경주 시내버스는 현재 '천년미소'라는 이름으로 84개 노선에 163대의 버스로 독점 운영되고 있다. 대구 등 여타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준공영제다. 말 그대로 시민 세금이 꼬박꼬박 들어가는데도 서비스가 나아진 점을 찾기 힘들고 해마다 멈춰서기를 반복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면 이미 대중교통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지금처럼 시민을 볼모로 잡고 버스회사 노사와 경주시가 해마다 밀고당기며 버스 세우기를 반복할 경우 더 이상 준공영제를 계속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경주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해에도 파업을 통해 월 근무 일수(만근 일수)를 20일에서 19일로 줄이는 등 요구를 관철시켰다. 올해 또 하루를 줄인 18일로 근무 일수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일은 적게 하고 임금은 더 받겠다는 소리다. 해마다 시민 세금은 느는데도 서비스 질은 갈수록 떨어지는 이런 잘못된 구조를 누가 계속 용인할 것인가.
무엇보다 부실한 비상 수송 대책만 믿고 허술한 대응으로 교통대란을 키우고 있는 경주시는 이번 운행 중단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노조 파업으로 인해 시민의 발이 묶이고 관광철 경주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서둘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나아가 앞으로 경주 시내버스의 운행 중단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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