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을 타고 미래 세상을 엿본 것 같아 좋았어요. 과학이 재미있어졌고 호기심도 더 많이 생겼어요."
이달 7일부터 8일까지 문경 영순면 영순초등학교 1~6학년 전교생 28명이 참여한 매일신문 주최 사이언스 투어는 아이들에게 선선한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게 하면서 숨어 있던 과학적 감성을 끄집어냈다.
76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영순초교는 한때 학생 수가 900여 명을 넘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농 현상으로 전교생이 30명에 불과하고 조손가정이 30%를 넘고 있다. 또 6학년생이 3명에 불과해 수학여행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이날 전교생이 외박을 하는 여행은 10여년 만에 처음 이뤄졌다. 이번 여행에는 다문화가정 어린이 2명과 특수반 아이 2명도 함께했다.
버스 출발에 앞서 동창회와 일부 졸업생들은 모처럼만에 이뤄진 후배들의 단체여행을 격려하기 위해 손수 준비한 간식을 전달했으며 영순면 사무소 직원들도 나와 손을 흔들어 주는 흐뭇한 모습을 연출했다.
어린이들은 대구 어린이회관을 찾아 다양한 과학시설을 즐기고 체험하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미리 준비한 학습노트에 메모도 하고 일부 학생들은 모든 게 신기한 듯 시설물들을 휴대폰 영상과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다문화가정 어린이인 강경문(1년) 군과 박노민(4년) 군은 "파이프 전화와 손만 흔들면 북소리가 나는 요술북이 너무 재미있다"며 자리를 뜰 줄 몰랐다.
학생들은 어린이회관을 나오면서 입구에 마련된 '동남권 신공항 밀양유치'를 촉구하는 1천만 명 서명장부에 교사들과 함께 서명한 뒤 "신공항은 밀양으로"를 외쳐 주위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어서 대구교육과학연구원에서는 편안히 누워서 관람하는 천체투영관에 들어가 우리나라 천문학의 발자취를 체험하고 놀라워했으며 29가지 체험을 할 수 있는 기초과학 탐구실을 견학했다. 첨단기술이 탄생시킨 아홉 로봇들의 댄스 공연에 열광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로봇과 함께 춤을 췄다.
다음으로 대구 방짜유기 박물관을 방문, 옛날 조상들이 사용하던 식기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땐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하게 바뀌었다. 버스 이동 중에는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했으며 상급생들이 하급생들에게 간식을 먹여주며 챙기는 모습이 남매 같아 아름다웠다.
팔공산에 있는 대구은행 연수원에서 1박을 한 뒤 둘째 날에는 구미 디지털전자산업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10회 경북과학축전을 견학했다. 디지털놀이터와 3D 플레이 존, 디지털 아트존 등이 호응을 얻었으며, '물 위에서 도는 팽이' '비행기가 나는 원리' 등 기초과학 원리를 실험을 통해 체험했다. 이어 금오공과대학 유비쿼터스 체험관을 방문해 전자신분증 하나로 모든 생활이 가능한 아파트, 에듀테인먼트 로봇 서비스 체험, 장풍 쏘기 등 최첨단 미래 생활상을 엿본 아이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착각을 느낀다"면서 기뻐했다.
1박 2일의 여정이 끝나고 문경으로 돌아오는 길에 학생들은 "내년에도 사이언스 투어가 있냐"고 질문하는 등 아쉬움을 나타냈다.
권혁태 교감은 "짧은 일정이었지만 어린이들이 지역의 과학 인프라를 체험해 흥미를 얻는 등 효과는 상당했다"며 "아이들의 반응을 보니 과학문화를 이해하는 눈이 크게 떠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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