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주세요" "못 바꿉니다"
내년 3월 대구 신서 혁신도시에 개교할 '동대구과학고'(대구 동구 각산동)의 교명(校名)을 놓고 대구시교육청과 동구청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다음달부터 시립학교 설치조례가 발효됨에 따라 이달 안으로 교명을 확정해야 하지만 현 교명을 고수하려는 시교육청과 다른 이름으로 바꾸려는 동구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동대구과학고의 현재 교명이 선정된 것은 지난 4월. 시교육청은 교명선정협의회를 열어 동대구과학고로 확정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달구벌과학고' 등 여러 안이 제안됐지만, 동구에 위치한 점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현재의 교명으로 정했다"고 했다.
그러나 동구청은 동대구과학고라는 교명이 부적합하다며 시교육청에 교명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 전체에서 학생을 유치해야 하는데 '동구'라는 점을 교명에 부각하는 게 옳지 않다는 이유였다.
급기야 동구청은 최근 교명 결정을 위한 자체 공모전과 심사위원회를 열고 '대구과학영재고등학교'로 선정, 시교육청에 교명 변경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구청의 주장대로 '대구과학영재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꿀 경우, 기존 대구과학고(수성구 황금동)와 이름이 겹치기 때문이다. 동구청이 2009년 유치한 과학고는 초·중등교육법에 의한 특목고이고, 대구과학고는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한 영재학교로 엄연히 구별되는데 '영재'라는 이름을 동대구과학고가 쓸 경우 혼란이 생긴다는 것이다.
시 교육청은 "현재로선 대구과학영재고등학교라는 명칭은 교명선정협의회에 상정할 명분조차 없다"며 "교명 선정 권한은 엄연히 시교육청에 있는데, 구청이 마치 교명 변경을 확정지은 것처럼 발표까지 해버려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동구청은 "대구과학영재고등학교 명칭은 의견 제시일 뿐"이라면서도 "현 대구과학고 이름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대신 동대구과학고 이름을 새로 정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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