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0(3회)→4대2(4회)→7대2(5회)→7대7(7회)→8대7(8회).'
삼성 라이온즈가 11일 플레이오프(PO) 승부를 2승2패 원점으로 돌리기까지는 4시간 28분이 필요했다. 삼성이 이날 오후 6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PO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8대7(야구경기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케네디 스코어)로 누르고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다. 삼성과 두산은 13일 오후 6시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행을 건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삼성은 차우찬, 두산은 히메네스를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삼성은 최종전까기 간 역대 3차례 PO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1986년과 1993년에는 OB와 LG에 3승2패로 앞섰고, 1997년에는 LG에 2승3패로 무너졌다.
이날 1승2패로 궁지에 몰린 삼성은 배수의 진을 치고 초반부터 두산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매 경기 승부를 박빙으로 몰아간 두산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1회 초부터 환호와 탄식을 반복했던 3루 관중석의 삼성 팬들은 9회 말 두산 양의지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승부가 결정되고서야 두 팔을 하늘높이 치켜 올렸다.
전날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삼성은 3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기선을 제압했다. 삼성은 3회 초 두산 선발 홍상삼을 상대로 대거 4점을 뽑아 기분 좋게 앞서나갔다. 4회 말 두산의 반격에 2실점했으나 삼성은 5회 초 2사 만루에서 상대 실책과 이영욱의 안타 등을 묶어 3점을 추가하며 7대2, 5점차로 달아났다.
경기는 그대로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두산은 물러섬이 없었다. 7회 말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화력을 집중한 두산은 구원 나온 삼성 이우선을 두들겨 1점을 뺏은 뒤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승부처에서 삼성은 최고 마무리 안지만을 조기 투입했고, 두산은 PO에서 극도의 부진에 빠진 김현수를 대타로 내세우는 의외의 카드를 꺼냈다. 김현수는 투 스트라이크에서 안지만의 3구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7대7,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다리를 놨다.
그러나 삼성에겐 행운의 8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1차전 박한이의 역전 스리런, 2차전 0대4에서 추격의 신호탄, 3차전 4대6에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던 8회. 삼성은 1사 2, 3루의 재역전 기회를 잡았고, 1차전 역전 홈런의 주인공 박한이가 좌측 깊숙한 외야 플라이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8대7로 다시 승기를 잡은 삼성은 5차전 선발로 예정했던 배영수를 마무리로 긴급 투입해 두산의 거센 반격을 잠재웠다. 8회 결승점을 뽑은 박한이는 1차전에 이어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날 두 팀은 3차전과 마찬가지로 무려 16명(삼성 7명, 두산 9명)의 투수를 동원했다. 이번 PO는 1~4차전 모두 1점차로 승부가 갈리는 피 말리는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전적(11일)
삼 성 004 030 010 - 8
두 산 000 200 500 - 7
△승리투수=안지만(1승1세이브) △세이브투수=배영수(1패1세이브) △패전투수=김창훈(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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