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 속 과학] 과학교육의 메카가 되려면

며칠 전 신문에서 국내 최초의 산업기술과학관을 목표로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에 건설 중인 국립대구과학관이 표류 위기에 놓여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정부에서 국립대구과학관에서 국립이라는 용어를 뺄 것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간 운영비 120여억원을 정부가 부담할 수 없으니 대구시에서 부담하라고 하고 대구시에서는 예산 여건상 절대 부담할 수 없다고 한다. 대구시가 국립대구과학관의 유치 당위성을 강조해가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때는 언제였던가. 정부 또한 과학관의 중요성 때문에 각종 당근책을 제시하며 각 지자체끼리 유치 경쟁을 시킬 때는 언제였던가. 두 기관 모두 인제 와서 예산 핑계를 대며 과학관의 설립 목표를 상실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필자는 10년 전 황금동에 위치한 대구교육과학연구원의 화석탐구관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전시실의 규모나 여건은 국립과학관이나, 다른 나라의 자연사박물관에 비할 바 아니지만 그곳에 전시된 표본은 국내의 어떤 국립박물관이나 과학관보다 중요하기에, 모두들 전시된 표본을 탐내고 있다. 국내의 유일한 표본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과학관의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면 현대화사업이 완료된 대구교육과학연구원의 전시, 시설물을 활용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훨씬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현대의 전기산업 기초인 발전기의 원리를 제공한 영국의 물리학자인 마이클 패러데이는 가난한 대장장이의 10형제 중 한 명으로 태어나 10살 때부터 문방구의 점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영국왕립학회에서 주관하는 1실링의 입장료만 내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대중과학강연을 통해 신분과 학벌의 높은 벽을 과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극복했다. 그리고 당시 과학자 최고의 영예인 영국왕립학회 회장을 두 차례나 역임했다. 그는 특히 그의 스승인 화학자 데이비처럼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강연회를 19회나 개최해 많은 아이들에게 과학자의 꿈과 희망을 키워준 착한 과학자의 대표자다.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이후 남이 쓴 책은 자신에게 전혀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하여 남의 책을 읽지 않고 다른 과학자의 논문을 인용하지 않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인 아인슈타인조차 패러데이를 존경하여 서재 벽에 그의 판각 초상을 항상 걸어두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구에서의 과학 대중강연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해 대구시 서부교육청 주최로 이소연 박사 초청강연이 있었을 때 수많은 학생들이 참석하였다고 들었다. 지역의 학생들도 대중과학 강연에 목말라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나 국내의 스타 과학자 등 모든 대중과학 강연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만 개최되기에 우리 지역의 학생들이 참석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리 지역에도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 활동하고 있다. 이분들이 대중과학 강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우리 지역의 많은 학생들이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태완(청구고 교사·지구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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