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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 관전평] 진갑용·박한이·배영수…큰 경기는 역시 경험

큰 경기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해낸다는 야구의 통설이 입증된 경기였다.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을 구한 건 관록의 베테랑의 힘이었다.

7대2로 앞선 6회 말 삼성의 수비. 1사 1, 2루에서 손시헌이 좌전 안타를 때리자 2루 주자 김동주가 3루를 돌아 홈을 파고들었다. 좌익수 최형우가 홈에 공을 던졌지만 김동주의 발이 조금은 빨라보였다. 그러나 삼성 포수 진갑용의 블로킹에 막히며 김동주의 발이 홈플레이트를 스치지 못했다. 7회 두산이 5점을 뽑아 동점을 만든 상황을 감안하면 진갑용의 수비하나가 팀을 구한 셈이다. 진갑용의 가치는 투수리드에서도 드러났다. 삼성은 현재윤으로 포수를 바꾼 후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박한이다. 1차전 역전 스리런의 주인공 박한이는 4차전에도 결승점을 올렸다. 8회 1사 2, 3루에서 두산 왈론드를 상대로 외야 플라이를 쳐 결승점이 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3차전에서도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2루타 3개를 때렸고, 8회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박한이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성이 3연패로 가을잔치를 마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마운드에선 배영수가 큰 힘을 보탰다. 8회 2사 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기세가 오른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1.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삼성의 승리를 지켰다. 2차전에서 선발 등판, 5이닝을 소화하며 책임을 다한 배영수는 세이브 전문투수가 아님에도 여러 차례의 큰 경기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베테랑의 힘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13일 대구에서 열리는 최종전에선 누가 영웅이 될까.

이동수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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