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요즘 회식자리 송이는 기본" 식당마다 단골메뉴

유례없는 대풍으로 식당마다 송이잔치…1Kg 13만원, 작년의 20%선

유례없는 대풍으로 송이 가격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직장인과 가족들의 회식에 송이가
유례없는 대풍으로 송이 가격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직장인과 가족들의 회식에 송이가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유례없는 대풍으로 송이 가격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직장인과 가족들의 회식에 송이가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등 진풍경이 빚어지고 있다.

11일 오후 7시 포항시 남구 대이동 포항시청 인근 H고깃집. 7개의 크고 작은 방마다 '송이 파티'를 하는 직장인들로 붐볐다. 손님들마다 1등급 송이를 들고 와 손질해 달라는 요청에 식당 종업원들이 송이를 손질해 방으로 가져다 주느라 쉴 틈이 없었다.

식당 주인 서원경(43·여) 씨는 "이달 들어 오시는 손님들마다 송이를 들고 와 손질해 달라는 통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며 "다른 고깃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42·포항시 용흥동) 씨도 "지난해만 해도 회식 때 송이를 먹는다는 것은 꿈도 못 꿨는데 올해는 대풍으로 송이 맛을 자주 봤다"며 "내년에도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송이를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성군 봉양면 도리원의 마늘소 먹을거리장터와 군위 효령면 성리 한우타운에서도 요즘 송이 향기가 쇠고기 냄새를 잠재울 정도다.

9일과 10일 도리원 봉양한우마실에는 600여 명의 손님이 다녀갔다. 대부분 대구 등지에서 온 외부 손님들로, 이들 중 50여 명이 송이를 들고 왔다는 것. 이들이 가지고 온 송이를 불고기와 함께 요리해 먹거나 등심 등과 구워 먹으면서 식당 안이 송이 향기로 가득했다. 일부 손님들은 "의성에서 송이를 더 구할 수 없느냐, 주인이 사다 주면 안 되느냐"는 등의 문의도 했다.

봉양한우마실을 운영하는 신효원(47·여) 씨는 "요즘 식당을 찾는 손님 중 세 명에 한 명꼴로 송이를 들고 오신다"면서 "주말과 공휴일에는 하루 종일 송이 향기에 취할 정도"라고 했다.

한우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군위 효령면 성리의 식당들도 연일 송이 잔치를 벌이고 있다. 전용운(49) 군위이로운한우 대표는 "요즘은 비수기라서 쇠고기 공급이 줄어든 이유도 있지만, 최근 들어 송이를 갖고 오는 손님들이 많아 주말과 공휴일 늦은 오후에는 쇠고기가 동나는 날도 있다"고 했다.

송이가 회식의 단골 메뉴로 '전락'한 것은 송이 풍작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포항지역의 경우 1등급 송이 1㎏이 13만원으로 지난해 이맘때의 70만~80만원에 비해 훨씬 낮다.

한편 송이 출하는 기온이 점차 떨어지면서 이번 주를 고비로 끝물을 맞을 전망이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군위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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