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독일 사회의 가장 어두운 면을 고발해온 발라프는 암행취재 기법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2007년부터 2년여에 걸쳐 취재한 7건의 르포를 묶은 최신작이다. 흑인, 노숙자, 노동자 등 세계화의 그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도움으로 완벽한 흑인으로 위장한 후 그는 독일에서 흑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답을 찾아 나섰다.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아프리카로 돌아가라'고 말하기도 하고 친절한 모습 뒤에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대놓고 '쬐그만 초콜릿이다'라고 수군대기도 했다.
그는 대형마트에 싸구려 빵을 납품하는 영세 공장 노동을 체험하기 위해 직접 취업했다. 반죽이 지나가는 발효관은 곰팡이로 가득 차 있고 반복해서 일어나는 고장 때문에 가벼운 화상은 노동자들에게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회사 측은 경비를 아끼기 위해 기계를 수리하지 않는다. 곰팡이를 죽이기 위해 허용기준 이내의 살진균제를 반죽 믹스에 섞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방부제 무첨가'라는 깨끗한 이미지의 광고만을 접하고 빵을 구입한다. 그 외 세계적 커피 체인 스타벅스에서 혹사당하는 직원, 혹한기의 노숙자 생활 등 부조리한 상황 속 사람들의 삶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392쪽, 1만6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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