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읽기]슬픔 뒤에 오는 것들

조지 보나노 지음/박경선 옮김/초록물고기 펴냄

부모나 형제, 자식, 배우자가 죽는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내야 하는 부모, 젊은 나이에 사랑하는 배우자를 잃는 고통은 형언하기 어렵다. 형언하기 어려운 고통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건 아니지만 사별의 아픔은 누구나 겪기 마련이다. 상실, 전쟁, 자연재해, 테러 등 비참한 현실 속에서 슬픔과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은 놀라운 회복력으로 슬픔을 벗어나고 고통을 극복한다. 이 책의 지은이는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상실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통념을 뒤집어 놓는다. 슬픔 속에서 회복되어가는 복잡하고 미묘한 과정을 조명하면서 소중한 이를 잃었을 때에도 어떻게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웃을 수 있으며 어떻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모든 사람이 뛰어난 회복력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실의 슬픔을 겪은 뒤 선천적으로 회복하는 능력을 지녔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서구적 세계관에서 비합리적이라 여겼던 내세, 천국, 환생과 같은 동양적 세계관도 독특한 시각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은이는 미국 컬럼비아대 임상심리학과 교수로 사별에 대한 선구적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392쪽, 1만4천800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