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엄마는 집을 떠났다. 엄마와 집은 모두 사라졌지만 아빠와 남매는 아직도 엄마를 기다린다. 대성이(17)·진숙이(15) 남매는 엄마 없이 지내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다가오는 그리움에 눈물을 흘릴 때가 많다. 아빠 선봉(55) 씨는 어린 자식들과 살아가기 위해 도배 일을 배우고, 공사판도 다녀봤으나 늙고 아픈 몸을 받아주는 곳은 많지 않다. 아빠 앞에서 엄마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언젠가부터 남매에게 무언의 약속이 되었다. 그러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가는데…. 14일 오후 11시 30분 KBS1 TV에서는 엄마가 집을 떠난 뒤 남은 가족들이 겪는 그리움과 슬픔을 담은 '현장르포 동행-엄마의 빈자리' 편이 방송된다.
선봉 씨는 자활사업단에서 집수리 일을 하기 위해 아침 일찍 조심스럽게 방을 나온다. 아내가 있을 때는 번듯한 회사도 다녔지만 부부 간의 오해와 싸움이 잦아졌고 결국 아내는 어린 남매만 남겨두고 집을 나갔다. 아이들에게 항상 잘해주고 싶고 다른 아이들 못지않게 잘 키우고 싶지만 아빠 혼자서는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다.
대성이와 진숙이는 엄마와의 마지막 통화가 떠오른다. 펑펑 울기만 해서 다른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엄마의 사랑한다는 마지막 말은 가슴 깊이 박혀 있다. 지금도 길을 가다가 엄마를 닮은 사람이 있으면 돌아보곤 한다. 남매는 한 장밖에 남지 않은 엄마의 사진이 빛바래지기 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엄마를 만나고 싶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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