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들이 축구공 하나로 서로의 마음을 털어 놓으며 운동장을 누비니 부자지간에 정도 새록새록 솟아요"
매주 일요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진중학교 운동장. 아버지와 아들이 유니폼에 땀이 흠뻑 젖은 채 깔깔깔 웃으며 양보 없는 축구게임을 즐긴다. 게임 후에는 함께 자장면을 먹으며 속내를 털어놓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대진중학교 학부모회 소속 축구단 '대진 부자(父子) FC'이다.
이 모임은 주중이나 주말을 이용, 아버지와 아들이 축구를 통해 멋진 부자 관계를 만든다는 취지로 전학년 14명의 부자 28명이 참가해 올 4월 결성됐다.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학교 운동장에 모여 활동하며, 매월 마지막 주 모임은 번외 경기로 교내 축구 동아리(대진 FC)나 일반 학생들과 정기 평가회를 가져 그간 연습한 실력을 겨루기도 한다.
이 모임의 김연호(53) 회장은 "아들이 셋째로 늦둥이다 보니 귀하게만 키웠는데 중학생이 된 후 의사소통이나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많이 어색했다"며 "축구를 통해 체력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통할 수 있었다"고 부자클럽을 자랑했다.
일요일 오후면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TV 앞에서 시간을 보낼 나이이지만 이들은 학교에 나와 아버지와 함께 축구를 하는 것을 최고로 생각한다.
1학년 류정제 군은 "원래 축구를 잘 못하는데 아빠와 함께 하니 매주 일요일 오후가 가장 재미있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아빠가 좋아졌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주 일요일 빠짐없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김기선 교육환경부장 선생님은 "부자간에 연령차가 많아 대화부족이나 단절로 인해 어려운 점이 많을 텐데 축구를 통해 풀어나가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아빠들이 이 모임을 통해 이웃 간 친목 강화와 공동체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글·사진 권오섭시민기자 imnewsmbc1@korea.com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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